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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오랫동안 앉아서 일한 당신,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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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워크(standing work)가 붐이다. 말 그대로 ‘앉아서’ 하던 일을 ‘서서’하는 것인데 학교와 회사를 중심으로 높낮이를 조절하는 책상을 도입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하는 환경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온 게 이유다.

■ 장시간 의자 생활, 당뇨와 비만, 거북목 부른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몸속에서는 인슐린과 효소의 작용이 약화된다. 인슐린은 이자(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혈중 당이 높아지면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로 보내고 간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한다. 인슐린은 근육을 활발하게 움직일 때 효과적으로 활동한다. 따라서 오랜 시간 앉은 자세를 유지하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면서 혈당 수치가 증가하게 된다. 악순환으로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뇌는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다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체내 인슐린 과다 상태를 만든다.

국제 당뇨병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2012)을 보면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발병 위험이 당뇨병은 1.12배, 심혈관 질환은 1.47배 높아지고 사망 위험률도 0.49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도 뉴스를 통해 장시간 앉아 작업하는 환경이 체내 효소의 활동을 떨어뜨리는데, 그 중에서도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수록 비만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특히 복부 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오랜 시간 앉아 일하는 직업 중 하나인 버스 운전사와 사무직 중년 남성의 건강 상태를 비교한 결과, 과체중을 비롯해 허리가 30인치 이상인 복부 비만의 비율이 버스 기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 질환과 거북목도 유발할 수 있다. 앉는 자세는 대부분 하중을 허리로 집중시켜 척추에 무리를 준다. 또 장시간 앉아 일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세가 경직되고 팔과 다리, 목 등이 뻣뻣해지며 자연스레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히 앉게 되고 이 자세는 척추측만증과 같은 척추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오랜 시간 모니터를 바라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앞으로 빼면서 거북목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

■ 허리 통증과 하지정맥류는 장시간 서서 일한 탓

그렇다고 서서 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누구라도 한 시간 동안 꼼짝없이 서 있다 보면 어느새 허리가 뻐근하다고 느낀다. 계속 서서 일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유다. 또 오래 서 있으면 다리 정맥으로 피가 쏠리면서 다리가 붓는다. 빈도가 잦아지면 하지정맥류가 생기기도 한다.

오랜 시간 앉았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같이 장시간 서 있으면 허리와 목, 어깨가 뻣뻣해지면서 몸이 경직된다. 무게 중심이 허리로 집중되면서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 딱딱해져 주변의 뼈와 신경 조직에 부담을 준다. 자연히 혈액순환에도 이상이 생겨 허리와 척추 주변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 중요한 건 자세와 스트레칭 시간

중요한 것은 앉고 서고가 아니다. 시간과 자세의 문제다. 서서 작업 할 때는 어깨와 골반이 일직선이 되게 한 후, 배에 힘을 주고 다리를 적당히 벌린 상태에서 발끝을 약간 바깥쪽으로 향하게 한다. 체중은 발뒤꿈치에 싣고 턱은 안으로 당기며 엉덩이를 당겨 올리는 느낌이다. 자세 유지를 위해서는 발 받침대를 아래에 두고 두 발을 번갈아 올려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 있는 것 역시 시간이 길어지면 앉았을 때 다리를 꼬는 것처럼 한 쪽 다리에만 체중을 싣고 팔꿈치를 책상에 기댈 때가 있다. 문제는 반복될 경우 골반과 척추가 틀어지거나 좌골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서 있을 때도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앉아서 작업 시간이 길어질 때는 피곤하더라도 일단 일어서자.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앉아있을 때보다 체내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혈액순환도 촉진된다. 또 앉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눌렸던 척추와 어깨 신경, 목의 긴장도 풀 수 있다.

앉아 있을 때는 턱을 당기고 허리를 편 상태에서 엉덩이를 최대한 안쪽으로 끌어다 두고 등을 기대어 앉는 것이 좋다. 이 때 무릎의 각도가 90도가 되도록 엉덩이 받침과 등받이 높이를 조절한다. 운전할 때는 등받이를 약 100도 정도로 유지하면 된다.

무엇보다 앉으나 서나 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기보다 1~2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스트레칭은 목과 허리 근육 등 몸 구석구석의 근육을 늘려준다는 느낌으로 하고 가벼운 산책도 도움이 된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독이 된다. 늦은 시간까지 학원에 매여 있는 학생과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는 앉아서 장시간 일하나, 서서 일하나 몸에 무리가 같은 것은 매한가지다. 산책과 스트레칭 등 중간 중간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두 자세 모두 장시간 유지시킬 필요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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