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이스크림, 너무 더우면 되레 안팔린다?
2017.08.12 오전 6:17
상대적으로 좀 더 시원하고 청량한 음료 매출이 높은 데서 기인한 속설
[아이뉴스24 유재형기자] 여름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단어가 '아이스크림'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유통업계를 떠도는 속설이 있다, '오히려 너무 더우면 아이스크림이 안 팔린다.'

과거 기사를 찾아보면 20여 년 전 한 일간지 '빙과류와 무더위' 기사에서도 이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30℃를 넘어서는 무더위에는 아이스크림이 잘 안 팔린다는 업계의 이 오래된 속설, 과연 진실일까.

아이스크림 업계의 처음 반응은 이 속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아이스크림 제품 판매량은 수많은 시장변수에 의해 결정되기에 예상 목표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둘 수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결정짓는 요소로 가격변화, 기상조건, 상품 접근성, 대체상품 유무, 소비 트랜드의 변화 등 다양한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속설의 사실 여부를 결정하려면 먼저 아이스크림의 범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부르는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류와 빙과류를 포함한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두 제품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

더불어 '무더위'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일 년 중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여름 중 일 평균 기온이 30℃를 넘어서는 날을 무더위로 봤다. 보통 무더위가 닥친 날은 최고기온은 35℃, 최저기온 25℃를 보인다고 가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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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점유율 상위 4사의 의견을 종합할 때, 업계는 매출 최성수기를 무더위가 이어지는 '8월'로 꼽았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무더위에는 아이스크림이 안 팔린다는 얘기가 나왔을까. 이에 대한 각사의 답변은 제각각이다.

A업체 관계자는 "사계절 중 여름이 아이스크림의 최성수기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기온이 1도씩 올라간다 해서 꼭 매출이 비례해서 오르지 않는다는 데서 이 속설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B업체 관계자는 "최근의 기후처럼 최고 기온이 35℃에 육박하는 날에는 소비자가 야외활동을 자제하기에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더위에는 아이스크림이 생각만큼 잘 안 팔린다 말에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기상 조건의 변수 외 경쟁상품을 출현을 한 요인으로 꼽는 업체도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의 가장 큰 적은 아이스커피나 다양한 디저트류의 약진이다. 빙과류나 아이스크림을 대체하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여름 성수기를 접한 업계의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 중인 아메리카노 커피에 익숙한 소비자는 입맛이 길들여져 단 맛에 거부감을 가진다. 때문에 아이스크림 보다는 생수나 스파클링 워터를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역시 "무더위에는 아이스크림 보다는 갈증해소와 빠르게 더위를 식히는 데 용이한 음료를 찾는 비중이 높다"면서 "아이스크림과 빙과를 구분한다면 무더위 기간 중 콘류 보다 빙과 판매량이 더 높은 것도 빙과가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업계 답변을 종합할 때, 평균 기온이 30℃인 특정일을 기준으로 기온이 오를 때마다 매출도 비례해 올라야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생겨난 말로 일단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예전과 달리 아이스크림 시장 성장을 막는 다양한 먹거리 출현과 주 고객 층인 20세 이하 인구의 감소도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구체적인 수치로 이 속설의 사실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일 년 중 아이스크림이 가장 많은 팔린 기간을 확인해 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16년 가공식품 마켓리포터'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1분기(1~3월) 매출에 비해 2분기(3~5월)와 3분기(6, 7, 8월)의 아이스크림 매출은 각각 2배, 2.6배로 뛰었다.

L사 제시한 자료에서도 아이스크림 매출이 가장 높은 8월을 판매지수 '100'으로 봤을 때 6월 '83', 7월 '93'을 보인 반면 더위가 한풀 꺾인 9월은 '52'를 보여 기온과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기온과 비례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여름 기간 중 일 평균기온이 30℃를 웃도는 찌는 무더위에는 아이스크림 매출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CU편의점 매출자료를 근거로 올 여름 중 기온별 특정기간을 산정해 아이스크림 판매량을 분석했다.



일 평균기온이 30℃ 이하였던 서울 지방의 지난 7월 16일부터 22일의 매출과 일 평균기온이 30도를 웃돈 8월 1일 부터 7일까지 매출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일 평균기온이 30℃ 이상을 보였던 기간 중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14.2% 상승했다. 유통업계의 오랜 속설인 '무더위에는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준다'는 속설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대조기간 중 가장 큰 매출 차이를 보인 7월 17일(37.3%)과 7월 18일(26.9%)은 각각 7.5mm, 2.5mm의 비가 내린 것이 판매 둔화의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7월 17일의 기상조건은 평균기온 26.8℃/최고기온 29.0℃ 였으며, 7월 18일은 평균기온 26.5℃/최고기온 30.7℃였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이 기간 중 아이스드링크류 판매량 증가세이다. 아이스크림이 14.2% 올랐지만 찬 음료의 판매량은 이 보다 많은 20.6%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로 볼 때, 무더위에는 아이스크림이 잘 안 팔린다는 얘기의 등장 배경은 아이스드링크류 대비 낮은 아이스크림 매출신장률을 주요한 한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오랜 속설처럼, 아이스크림이 날씨가 너무 더워서 잘 안 팔린다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좀 더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제품들의 매출지수가 높은 데서 기인한 속설이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옳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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