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김승기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부모님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이 났다."

우승이 결정되고 소감을 말하는 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은 눈물을 쏟았다. 기쁨과 회한의 눈물이 모두 섞인 것이었다.

KGC는 2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 4선승제) 6차전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88-86으로 승리했다. 4승 2패가 된 KGC는 2011~2012 시즌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구단 역사상 첫 통합 우승이라 더 기쁨이 컸다.

김승기 감독은 뚝심으로 우승을 제조했다. 이날 양희종이 3점슛 8개를 넣으며 24득점, 오세근이 21득점 7리바운드, 데이비드 사이먼이 13득점 6리바운드, 이정현이 13득점, 3어시스트를 했다. 부상을 당한 키퍼 사익스의 대체 선수로 일시 영입한 마이클 테일러는 16득점 5리바운드로 한 경기만 뛰고 우승 반지를 꼈다.

김 감독은 "시즌 시작에서 끝나는 순간까지 여러 일이 있었다. 그래서 나나 선수들이나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감동적인 통합우승이었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흘렸던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도 울었다. 그는 "정규리그 종료 후 감독상을 받은 뒤 부모님, 아내 이야기를 하려다 참았다. 눈물이 날 것 같아 그랬다. 그 순간에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부모님이 나보다 선수, 코치 시절 마음 고생을 더했다.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이 났다. 아내도 내가 사고를 쳐서 마음고생이 컸다. 가장 기뻐할 사람이다. 지금은 농구계에 없지만 (전창진 감독에게) 혹독한 과정을 배웠다. 코치하면서 많이 배웠다. 덕분에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면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고 공을 돌렸다.

선수와 코치, 감독 신분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사례를 만든 김 감독은 "모두 선수들 덕분이다. 부족한 나를 채워줬다. 혼내고 달랠 때도 있었다. 선수들이 잘 참고 따라와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4강에 그쳤던 KGC는 올 시즌 통합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김 감독은 "오세근과 이정현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렀고 사이먼이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잘 채웠다. 키퍼 사익스도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수비에서 잘 들어맞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정현의 위닝샷에 대해서는 "2대2로 승부를 하려고 했는데 자신을 믿어달라더라. 약속을 지켰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양희종은 몸이 좋으면 3점슛이 들어가지 않는다. 발목이 안 좋았는데 많이 넣었다. (양)희종이가 오세근, 이정현이 풀리지 않으면 마음고생이 많았다. 이 부분을 양희종이 보완해줬다. 덕분에 오세근이 MVP로 선정됐고 이정현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농구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수비'로 정의한 김 감독은 "평범한 수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선수들이 힘들지만 해냈다.삼성과 최근 좋지 않은 일도 있었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고 본다. 이상민 감독에게 멋진 챔프전을 치러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2차전에서 충돌했던 이정현과 이관희의 관계를 언급하며 "그 상황은 농구를 하다 보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이정현, 이관희 모두 잘못했다. 앞으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이겨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