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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5차 공판 논란 "홍이 책임지면됨"2017.04.20 17:30
국민연금공단 찬성 책임 vs 반대 위원장 설득 책임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홍이 책임지면됨"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지난 2015년 7월 4일 17시 이수형 삼성 전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여기서 '홍'은 당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말한다. 특검과 변호인단의 날선 공방이 벌어진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5차 공판이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오전 공판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 여부와 순수 경영권 차원에서 진행된 업무였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 특검 "홍 본부장이 책임지고 국민연금 찬성 이끌어 낼 것"

오후에는 이수형 삼성 전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의 진술조서를 기반으로한 서류증거부터 살펴봤다. 특검은 서증을 통해 다소 충격적이었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특히 지난 2015년 7월 4일 17시 장충기 사장이 이수형 부사장에 보낸 문자 메시지 "홍이 책임지면됨"이라는 내용을 언급하기에 앞서 실제 충격을 받은 듯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특검은 이 메시지를 당시 홍완선 본부장이 삼성에게 호의적으로 바뀐 상태였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힘써 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홍 본부장이 책임지고 국민연금공단이 찬성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검은 2015년 6월 30일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남권 전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에게 삼성물산 합병 소식을 보고받고 합병 성사를 지시, 이 같은 내용이 홍 본부장까지 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돼 합병 부결 가능성이 높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아니라 국민연금 내부 인사들로 구성된 기금운영본보의 투자위원회가 결정한 것으로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특검에 따르면 당시 김성민 국민연금공단 의결권전문위원장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상태였다. 김 위원장은 삼성물산 합병이 이뤄진 후에도 약 8개월 동안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주장을 지속해서 펼쳤다. 2015년 10월 27일 열린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서도 합병이 투자위원회를 통해 자체 종결한 것을 문제삼았다. 해를 넘긴 국민연구재정과 2016년 4월 7일 보고서에도 김 위원장의 합병 반대 목소리가 표기돼 있다.

이수형 부사장은 친분이 있었던 당시 손현덕 매일경제 편집국장을 통해 김성민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는 한편, 원종옥 한국보건사회연구위원이 김 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특검이 공개한 이 부사장이 원 연구위원에게 2015년 7월 4일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객관적인 자료에 의존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지 않은가라고 두분 다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삼성이 조금 더 노력할 부분이 있지 않나 조금 아쉬워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표시돼 있다.

3일 후인 7일에는 홍 본부장과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삼성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삼성전자빌딩 39층에서 만남을 가졌다.

2015년 7월 10일 오후 3시 국민연금공단은 투자위원회를 통해 삼성물산 합병 찬성 입장을 의결했다. 당시 특검은 이 부사장이 손 편집국장에게 전달받은 문자인 "홍완선본부장과통화했다.찬성확정했고전문위로안넘긴다고했다내일자1면톱도그렇게나간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7일 후인 17일 삼성물산은 주주총회를 통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이끌어냈다.

◆ 변호인단 "김성민 위원장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것"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홍이 책임지면됨"이 오역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공단의 찬성을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책임을 지겠다는 게 아니라 김성민 위원장을 설득하는데 있어 홍 본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홍 본부장이 삼성에 동조하고 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만약 (홍 본부장이) 포섭된 상태라면 굳이 7월 7일 이 부회장, 최지성 부회장, 김종중 사장을 만나서 합병비율을 재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손 편집국장과의 문자 메시지도 친분이 있는 언론계의 소식을 접했을 뿐 어떤 의도가 있는지 확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변호인단은 이 부사장이 홍 본부장과 만난 사실이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특검이 제시한 홍 본부장과 이 부사장의 만남은 2016년 5월경이다. 이 날은 두 사람의 만남이 아닌 동문들끼리의 식사자리였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청탁이 있었다면 이미 이전에 만남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추측인데 특검이 제시한 서증에는 이러한 내용이 적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손 편집국장에게 부탁한 것도 삼성물산 합병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합병의 시너지 효과와 여러 장점들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을 증거로 "삼성 측이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껄끄러운 존재였던 김성민 위원장을 교체하라는 지시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2016년 3월 18일에서 4월 11일까지 안 전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에는 ''삼성, 양해경x, 국민연금 의결권위원회 교체 한대 김성민''이라 명시돼 있다. 특검은 "누가 청와대에 이러한 부탁을 해서 안 경제수석은 자신의 업무수첩에 이러한 내용을 기재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충격적"이라는 감탄사까지 내뱉었다.

변호인단은 이에 맞서 안 전 경제수석의 수첩에 적혀 있는 내용이 횡으로 쭉 연결돼 써 있는 것이 아니라 종으로 내려 나열됐다는 점을 들어,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특검의 질문처럼 일렬로 돼 있지 않다. 횡이 아닌 종으로 써 있다. 증거 동의안했다. 삼성이 기재돼 있으니까 (연결해) 그대로 해석한 것”이라고 운을 땠다.

이어, "7월 10일 연금공단에서 찬성표를 던졌고, 17일 주주총회로 합병이 통과됐다. 만약 뇌물수수가 됐으면, 그러면 왜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위해 애쓰고 있는지 설명이 안된다. 삼성은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됐다"고 지적했다.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물산 합병이 있은 후 8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굳이 김 위원장을 삼성이 설득할 필요는 없었지만 꾸준히 그러한 노력을 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이미 성사된 합병에 억하심정을 갖고 교체를 지시했다고 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만약 그랬다면 이전에 이미 (교체 압력을 통해) 끝냈어야 했다"며, "김 위원장은 임기가 만료돼서 내려온 것이다. 이미 김 위원장이 압력을 받아 해임된게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청탁 전달 경로를 도표로 만들어 제시했다. 여러 현안들이 발생할 때마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3번의 독대를 했고, 삼성 미래전략실은 청와대와, 삼성 계열사들은 중앙정부기관으로 청탁 등이 이뤄진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중앙정부기관은 지시가 내려가거나 현안보고가 올라가는 등 연결고리가 있음을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도표를 빌려 조목조목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뇌물수수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에 어떤 의사소통이 있어야 혐의가 입증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삼성 측은 그런게 없다"고 지적했다. 도표에 이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삼성계열사가 선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가리켰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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