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쇄신안 꺼낸 삼성그룹, 향방은?

[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해체' 및 '계열사별 자율경영체제 도입'이라는 쇄신안을 발표, 전문경영인과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경영시스템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그간 미래전략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계열사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투자, 채용 등의 주요 경영안건이 결정되는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달 28일, "미래전략실을 해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및 모든 팀장들이 사임하기로 했다"며, "각 사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에 돌입, 그룹 사장단 회의 역시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대관업무 조직도 해체, 외부 출연금 및 기부금은 일정기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온 미래전략실을 해체함에 따라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별 자율경영체제와 세대교체 인사, 개방적·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등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임원 인사 및 투자, 채용 등의 주요 경영사항을 계열사로 이관, 내달 예정된 정기총회 시점에 맞춰 관련 작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업부문 분할 등의 조직개편를 비롯해 신규 채용 및 투자 등에 대한 계획을 정기총회시기에 맞춰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2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하고 김종호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사장)을 실장에 위촉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 달 28일 이사회를 통해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직급체계 역시 기존의 '부장', '차장', '과장', '대리' 등의 직급을 없애고, 개인의 직무역량에 따른 CL(Career Level) 1~4 체제로 변경해 호칭을 부르는 방식으로 변경한 상태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활성화도 전망된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의 경영위원회가 사업전략 및 계획, 구조조정 등을 담당하는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김봉영 삼성물산 사장 등이 경영위원회에 속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만큼 중심축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핵심 계열사가 될 것"이라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역할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