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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꿔라"···ICT기업 잇단 개명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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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어 체제도 실패한 야후 사명 '알타바'로 변경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90년대 최강 인터넷기업 야후가 20년만에 사명을 바꾸면서 ICT 기업들의 개명이 주목받고 있다.

야후나 델 같은 미국 기업은 물론 국내 네이버나 카카오도 개명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실적 부진 속에 반등을 꾀하거나 경영진이 교체될 때, 인수·합병(M&A)으로 새 출발을 할 때 간판을 바꿨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야후는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 인터넷 사업부문을 팔면서 이름을 '알타바'로 변경한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7월 이메일과 모바일 앱 등 야후 인터넷 사업부문을 48억 달러(약 5조7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알타바는 ‘대안’을 뜻하는 영어 단어 얼터너티브(alternative)와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합성어로 알려졌다. 야후는 알리바바의 지분 15%를 가졌다.

야후가 사명을 변경하면서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필로, 에디 하텐스타인 전 회장 등은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야후는 PC에서 모바일 전환기 적응에 실패하고 인력 감축, 해외 지사 철수 등 구조조정을 펼쳤지만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신은 이 사명변경이 야후의 몰락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알리바바 대신 투자할 만한 곳으로 보이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야후의 추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 기업 델은 EMC와 합병하고 이름을 바꿨다. 델은 지난해 5월 EMC와 합병하면서 새 사명 '델 테크놀로지스'를 공개했다.

휴대폰 업체 블랙베리의 기존 사명은 림(RIM)이었다. 지난 2013년에 림(RIM)에서 제품명이던 블랙베리로 사명을 변경했다. 블랙베리는 2009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는 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삼성과 애플 공세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잃어갔다. 고육지책으로 이름까지 바꿨지만 반격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휴대폰 생산을 접었다.

블랙베리는 브랜드명, 로고 등 라이언스를 지난달 중국 기업 TCL에 넘겼다. 앞으로는 운영체제(OS)나 보안 기술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창업주 운명과 함께한 네이버-카카오

국내에선 양강 인터넷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사명 역사가 흥미롭다. 이들 기업의 사명 역사는 창업주의 경영 궤적에 따라 달라졌다.

이해진 현 네이버 의장은 지난 1999년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네이버컴을 설립했다. 네이버는 '항해하다'라는 뜻의 'navigate'에 사람을 뜻하는 'er'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네이버컴은 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만든 한게임과 합병하며 2001년 사명을 NHN(Next Human Network)으로 바꿨다.

NHN은 국내 부동의 포털 업체 1위로 올라섰지만, 김범수 의장은 2009년 NHN을 떠났고 2013년 8월 한게임이 분사하면서 다시 '네이버'란 이름을 찾았다.

카카오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에서 유래됐다. 초콜릿이 주는 달콤한 이미지와 모바일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주는 즐거움이 잘 어울린다는 의미에서 나온 사명이다.

카카오는 2009년 설립돼 카카오톡으로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평정했다. 2014년 5월엔 다음과 합병을 발표, 그해 10월 '다음카카오'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 2015년 10월엔 모바일 기업으로 정체성을 살리겠다며 '카카오'로 다시 사명을 변경했다.

이는 예정된 수순이기도 했다. 카카오와 다음과 합병은 카카오의 우회상장 측면이 컸고, 현재 카카오의 최대주주가 김범수 의장이기 때문이다. 다음 출신 직원으로선 사명이 두번 바뀐 셈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사명 변경이 각각 한게임과 다음 색을 지우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며 "현재 두 기업의 정체성과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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