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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결산]파벌싸움에 허송세월…위기의 한국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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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화합' 강조하더니 싸움만 계속…도쿄올림픽 성과 위해 화합할 때

[류한준기자] 한국배구의 올해는 특별했다. 국내 배구 도입 100주년을 맞았다.

각급대표팀을 포함해 국내 배구를 총괄, 관리하는 기구는 사단법인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다. 프로배구인 V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별도의 기구다.

배구협회는 올해 큰 일을 두 가지 치렀다. 엘리트 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배구협회와 생활체육 쪽인 국민생활체육회 산하 배구 부문이 통합됐다.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가 통합되는 과정에 따라 각 산하 단체들도 뒤를 따른 것이다.

통합배구협회의 출범에 따라 새로운 수장도 선출됐다. 서병문 회장은 지난 8월 9일 열린 협회 대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단체 통합 후 첫 번째이자 제38대 배구협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서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그런데 서 회장이 이끌고 있는 배구협회를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현 집행부 구성에 반대하는 쪽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데다 감정의 골까지 상했다. 명예훼손, 비방 등을 이유로 고소를 했고 배구협회 산하 단체는 대한체육회에 임시 대의원 총회 개최까지 요청했다. 현 집행부 불신임 안건이다.

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함께 경쟁한 후보자와 그 지지자 모두 같이 힘을 합치자"며 "배구 발전을 꼭 이룩하자"고 했다. 하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당시 포부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서 회장은 취임 이후 리우올림픽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삼았다.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으나 8강전에서 네덜란드의 벽에 막혔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고 이런 가운데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당시 여자배구대표팀에 대한 빈약한 지원이 도마 위에 다시 올랐다. 서 회장은 당시 일과 관련이 없지만 배구협회 수장으로서 팬과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서 회장과 배구협회는 당시 "향후에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하겠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대표팀 지원과 관련한 비판은 잦아들었지만 서 회장과 배구협회는 더 큰 문제와 마주쳤다. 이번엔 월드리그 원정길에 나선 남자 대표팀과 관련해서다.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참가한 인물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한동안 대립각이 세워졌다.

배구협회는 당시 "각급 대표팀이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의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그 관행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높았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이 와중에 배구협회의 미숙한 대응이 또 다시 문제가 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서 회장 취임 후 새롭개 구성된 집행부 명단이 공개된 뒤 갈등은 더 불거졌다. 현 집행부를 비판하는 쪽은 "협회 회장 선거 과정에서 서 회장이 내건 공약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을 했다.

배구협회와 서 회장 체제를 반대하는 쪽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갈등은 봉합되지 못했고 지난 10월 김갑제 화성시청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을 계기로 두 진영은 더욱 대립했다.

배구협회 산하 9개 지역배구협회장과 대학배구연맹회장 등을 포함한 산하 연맹회장들로 구성된 대의원 13명은 지난 16일 대한체육회에 '임시 대의원총회 개최 요구' 공문을 제출했다.

앞서 배구협회는 두 차례 임시 대의원총회 개최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그러자 현 집행부를 불신하는 쪽은 체육회를 통해 공문을 접수시킨 것이다. 체육회가 개최를 결정할 경우 배구협회는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야한다. 결국 갈등은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이런 이전투구 상황을 지켜보는 많은 배구인의 마음은 무겁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얘기도 있고 "자기들끼리 자리 싸움일 뿐"이라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던 서 회장 측이 갈등을 봉합하고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2016년의 문을 닫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배구발전이다. 배구협회는 2020 도쿄올림픽 남녀대표팀 동반 출전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입장 차를 인정하고 의견을 좁히며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갈등과 분열로 시간을 낭비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도쿄올림픽에 앞서 남녀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굵직한 대회들이 먼저 기다리고 있다. 우리에겐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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