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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아이러니' 소사는 맞았고 고영표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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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약했던 소사는 이날도…LG에 초약세던 고영표는 첫 완봉승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지난 26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물론 때론 거짓말을 하지만 말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힐만 감독 자신은 3년간의 축적된 데이터를 꾸준히 볼 정도로 기록을 믿지만, 기록이 항상 맞진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29일 벌어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그의 말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수원에서 약했던 LG 헨리 소사의 기록은 정확히 맞아떨어진 반면 LG에 초약세였던 kt 고영표는 커리어 첫 완봉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지금까지의 자신의 기록에 '거짓말'을 했다.

소사는 이날 최악의 투구로 고개를 떨궜다. 3이닝 동안 54개의 공을 던져 9피안타 1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강판됐다. 9피안타와 6실점 모두 올 시즌 그가 기록한 최다피안타이자 최다실점이다.

평균자책점 1.06으로 KBO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소사의 투구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집중타를 맞았다. 특히 3회와 4회 연달아 3점을 내줬다.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자 계속해서 kt 타선에 안타를 허용했다. kt 타선은 소사의 난조 속 간만에 시원한 안타 세례로 갈증을 씻었다.

소사의 '수원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지난 시즌 수원에서 유독 약했기 때문.

소사는 지난 시즌 수원에서 3경기에 등판, 13.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했다. 18피안타 5볼넷 12실점. kt 타선에 방망이질 당하며 1패까지 떠안았다. 실점과 피안타, 평균자책점 모두 그가 지난해 겪어본 구장 가운데 가장 좋지 못한 기록이다.

이날 수원에서 또다시 흔들리며 자신의 데이터를 스스로 입증한 꼴이 됐다.

소사가 흠씬 두들겨 맞는 사이, 고영표는 자신의 데이터를 완전히 뒤집는 투구를 펼쳤다.

그는 9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는 인생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커리어 첫 완봉승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소화한 이닝(종전 6이닝)과 투구수(종전 108개) 모두 자신의 선수 인생 최고의 수치가 됐다. 그의 호투 속에 팀은 5연패에서 탈출했다.

고영표의 기록만 놓고 보면 이 완봉승은 기적에 가깝다.

지난 시즌 LG를 상대로 8경기를 등판해 1패 1홀드 15.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그다. 15.75점의 평균자책점은 그가 지난 시즌 경험한 9개 구단 가운데 2위(1위 롯데 자이언츠 / 20.25)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계투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궁합만 놓고 보면 최악의 수였다.

하지만 이날 그는 마치 자신의 기록이 틀렸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9회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9회에만 삼진 3개를 솎아내는 대담함도 보이며 결국 완봉을 따냈다.

기록에 거짓말을 한 선수는 최고의 위업을 세웠고 기록에 충실했던 선수는 최악의 투구로 눈물을 흘렸다. 세상의 모든 거짓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조이뉴스24 수원=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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