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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인생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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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딛고 연기력 성장…스캔들 비난 후엔 베를린 트로피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김민희가 한국 배우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주연상 트로피를 안았다.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베를린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데뷔 초기 '발연기' 논란과 이를 뒤엎은 비약적 연기력 성장, 인생작으로 불린 '아가씨' 신드롬, 유부남 감독과의 스캔들, 세계적 영화제의 인정까지, 김민희는 30대에 이미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배우 인생을 밟은 연기자로 남게 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는 한국 배우 김민희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 제작 영화제작전원사)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의 쾌거였다.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에서, 지난 2007년 영화 '밀양'의 전도연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 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1999년 KBS 드라마 '학교2'로 데뷔한 김민희는 당시 인기를 얻었던 모델 출신 연기자들 중에서도 유독 자주 연기력 비판의 대상이 됐다. 불명확한 발음, 어색한 동작 등 신인 배우로서 교정해야 할 지점들을 꾸준히 지적당했다.

여러 드라마와 시트콤을 거쳐, 그는 노희경 작가의 KBS 드라마 '굿바이 솔로'(2006)를 통해 사실상 처음으로 호평 세례를 마주한다. 사려깊으면서도 솔직한 여주인공 미리 역으로 분한 그는 상대역이었던 베테랑 배우 이재룡 앞에서도 전혀 기울지 않는 연기력으로 배우 인생의 새 출발을 이뤄냈다.

지난 2012년 영화 '화차' 속 활약은 언젠가 '발연기'라 조롱받던 배우가 극찬의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도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남게 됐다. 2007년작 '뜨거운 것이 좋아'와 2009년작 '여배우들' 등 앞선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연기력을 쌓아온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4년 전 조이뉴스24와 인터뷰를 통해서도 김민희는 "다들 (연기력 성장을) '언제부턴가'라고 표현하지만 내겐 꾸준한 것이었다"며 "하루 아침에 마법처럼 잘하게 된 것이 아닌, 차곡 차곡 쌓으며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잘 걸어온 것 같다"고 자신의 노력을 자평한 바 있다.

그 결과 김민희는 2013년 개봉한 '연애의 온도', 2015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선 어느덧 장르와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로 연기를 해 내는 개성파 배우가 돼 있었다.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아가씨'에선 주인공 히데코 역을 매혹적으로 그려내며 또 한 편의 '인생작'을 남겼다.

여기까지는 보는 이들조차 뿌듯해한 한 배우의 성장사(史)다. 하지만 정점을 찍은 한 배우를 향한 관객의 극찬이 사생활의 도덕성과 관련된 비난으로 뒤바뀌었다. 지난 2016년 6월 기혼인 홍상수 감독과의 열애설이 제기되면서였다.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통해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이후 홍 감독과 김민희 모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열애설 이후에도 함께 영화 작업을 이어가며 연이은 비난을 마주했다.

김민희에게 배우 인생 최고의 영예를 안긴 베를린 여우주연상이 홍 감독과의 두 번째 영화로 이뤄낸 성과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홍상수 감독과의 스캔들로 데뷔 이래 가장 차가운 비난의 화살을 맞게 됐지만 동시에 홍 감독과의 작업이 그의 이름을 세계 영화계에 떨쳤기 때문이다.

수상 후 김민희는 세간의 시선을 비웃듯 공식 석상에서 홍상수 감독을 향한 존경과 사랑을 말했다. 감격어린 표정,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이어간 그는 "제가 지금 느끼는 이 기쁨은 당연히 홍상수 감독 덕분"이라며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수상 소식이 국내에 보도된 뒤, 반응은 예상대로 싸늘했다. 앞서 각각 베니스와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강수연과 전도연이 수상 후 국내 영화계의 뜨거운 축하와 격려를 얻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30대 여배우로 성장한 김민희가 충무로에서 홍상수 외 다른 감독과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짙다. 배우의 연기력과 별개로, 주연 배우를 향한 대중의 호감도 역시 상업 영화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연기 성장, 과감한 선택으로 비춰졌던 홍 감독과의 작업, 베를린의 찬사, 여기에 한 번이라도 그를 만나본 이들이라면 알 수 있는 연기에 대한 나름의 열정까지, 마치 드라마 같은 배우 인생을 이어온 그의 행보가 어떤 방향을 향할지 예견하긴 쉽지 않다. 수상 소감을 말하며 언급했듯 영화의 규모보단 의미를 좇아 영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 뿐이다. 홍 감독과 이미 작업한 다른 작품들 역시 개봉이 남아있다.

한편 김민희에게 베를린 트로피를 안긴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의 이야기다. 김민희가 영희 역을 연기했다. 오는 3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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