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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플로우 "신념 깬 2집…'위로'란 말 뺐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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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2집 앨범 '누군가의 하루' 완성집 발표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자신의 부족함을 제일 잘 아는 건 본인이다. 다만 그조차도 모르거나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 뿐. 최근 만난 싱어송라이터 레터플로우는 자신이 발표한 정규 2집 '누군가의 하루' 완성집을 건네주려다 말고 앨범을 한참 바라봤다. 그 눈빛이 참 묘했다. 그러더니 "애증의 앨범"이라고 했다.

'힐링'이란 수식어를 달고 수많은 곡들이 쏟아진다. 레터플로우도 정규 2집 파트1을 내놓을 때 '위로'를 키워드로 꼽았었다. 헌데 1년6개월이 지나 마침내 완성집을 내놓은 그는 앨범 소개에서 '위로'라는 말을 뺐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한결같다. 달라진 건 무거워진 고민과 마음이다.

파트1 이후 완성집을 내기까지 1년6개월이란 시간이 걸린 것만 봐도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그는 "난 욕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 욕심이 참 많이 생겼더라. 그리고 그 욕심을 다 담기엔 내가 너무 부족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떤 건데 과연 대중이 이걸 좋아할까?'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욕심이었죠. 또 파트1에서 파트2로 이어져 하나가 되는 걸 구상했는데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담기엔 제 삶의 경험이 부족하더라고요. 자책이 심했고 자아와 많이 싸웠어요."

레터플로우는 위로를 주제로 앨범을 발표해놓고는 정작 자기자신이 위로가 필요해진 상황이 됐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위로를 많이 받았다. 그들은 진심을 담은 위로였을 것인데, 그럴수록 레터플로우는 혼자 숨게 됐다. 그러면서 위로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위로라는 것이 제가 생각해왔던 것만큼 가벼운 게 아니었어요. 옆에 있어주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혼자 가만히 두는 것도 위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힐링이 유행처럼 번졌었는데 결국 나도 그 중 하나였더라고요. 위로라는 말이 무거워졌고, 그 말을 제 앨범에 더이상 붙일 수 없었어요."

위로라는 말을 뺐을 뿐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어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레터플로우는 "파트1이 대놓고 위로를 하겠다는 거였다면 이번 앨범은 혼자 기원하는 마음으로 독백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앨범은 앞서 소유와 호흡을 맞췄던 '완벽해'까지 포함해 총 13개의 트랙으로 구성됐다. '완벽해'를 제외하고 늘 그래왔듯 전곡의 작사 작곡 편곡을 레터플로우가 했다. 딱 한 곡에서 작곡 편곡에 다른 이름이 있을 뿐이다. 그건 바로 타이틀곡 '충분해'.

다른 뮤지션의 이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앨범은 레터플로우에게 큰 변화다. 그의 앨범에 다른 뮤지션이 참여한 건 '충분해'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수록곡도 아닌 타이틀곡에. 싱어송라이터로서 자부심이 꽤 컸던 레터플로우로서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거부감까지는 아니지만 사실 전 공동작업을 별로 안좋아해요. 내 이야기를 하는 건데 도움을 받는다는 게 좀 그래서 혼자 작업하는 걸 고집해왔죠. 그런데 그것도 욕심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내 자신과 엄청 싸웠어요.(웃음) 그러다 결국 제 부족함을 인정하고 제가 먼저 도움을 요청했어요."

어떻게 보면 자격지심일 수도 있었다. 그 역시 "내 곡이 만족스럽게 만들어지면서 곡을 받거나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건 환영인데 내가 내 곡을 못 만들어서 다른 사람이 만든 곡을 부르는 게 싫었던 것"이라고 털어났다.

한 곡일 뿐이지만 레터플로우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자신의 신념을 깼다. 그것만으로도 엄청 큰 용기이고 큰 변화다.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이다.

레터플로우는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매력을 발견하게 됐다. '충분해'를 만든 이태승 작곡가는 레터플로우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가수로서의 재능을 좀 더 끌어올렸다. 이전에 없었던 고음에 버라이어티한 곡 구성은 레터플로우의 새로운 모습이다.

"싱어송라이터와 가수는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가수로서의 매력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앞으로 곡을 쓸 때도 예전보다는 가창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곡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좀 더 다양하게 생각해 봐야겠구나 싶어요."

레터플로우는 한 차례 큰 열병을 앓고난 뒤 훌쩍 성장하고 더 탄탄해진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어느순간부터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다음에 내놓을 음악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이번 앨범은 저에겐 인간 안효성(레터플로우 본명)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앨범이에요. 좋고 싫고를 떠나서 의미가 남달라요. 욕심을 내려놨고 더 내려놓으려 하고 있어요. 꾸민 것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런 마음으로 음악을 해야죠."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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