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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모바일 지도 주도권, 누가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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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양강체제에 노키아 맹추격

[안희권기자] '지도전쟁'이 PC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춘추전국 시대 양상으로 진행됐던 PC용 지도 플랫폼 시장과 달리 모바일 시장에선 2강1약(2强1弱) 체제로 정리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노키아가 도전장을 던지는 양상이다.

모바일 지도 전쟁은 지난 해부터 조금씩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런 양상이 올해 들어선 한층 격화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중화 되면서 모바일 지도 사용자가 크게 증가한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올 연말 스마트폰 사용자가 2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태블릿PC 보급대수가 1억7천2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모바일 기기 사용자 층이 확산되자 지도 사업자의 관심도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지도 전쟁, PC서 모바일로 확전

지도 플랫폼 시장은 그동안 PC용 온라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형성돼왔다. 시장경쟁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지난해 PC 시장이 감소세로 돌아서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급성장하면서 지도 경쟁의 무게 중심이 모바일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지난해 벌어진 모바일 지도전쟁은 구글과 애플간 싸움이었다. 지난해 모바일 지도 싸움에서 구글이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두 회사가 서둘러 봉합한 측면이 많아 올해 전면전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선 구글, 애플 양강에 노키아가 가세하면서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구글과 애플간 지도 전쟁은 애플이 지난 9월 아이폰 등에 기본 탑재됐던 구글지도를 빼버리면서 촉발했다. 그리고 그 배경을 따지고 들어가면 턴-바이-턴 길안내 기능이 있다. 턴-바이-턴이란 방향이 바뀔 때마다 음성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것으로 안드로이드용 구글지도의 핵심 기능이다.

구글은 그동안 턴-바이-턴 길안내 기능을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만 제공했다. 경쟁 운영체제인 iOS에선 자신들의 핵심 장점을 누릴 수 못하도록 한 것.

애플은 구글 측에 '턴-바이-턴 기능 추가'를 요구했다. 하지만 구글이 이 요구를 정면 거부하면서 두 회사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애플이 지도를 자체 제작하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한 것이다. 애플은 3개월 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지난 9월 iOS6 버전을 내놓으면서 기본 탑재됐던 구글 지도를 빼버렸다. 대신 애플 지도를 기본 탑재했다.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며 지도 플랫폼에서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던 애플과 구글은 이 사건을 계기로 완전 등을 돌렸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애플지도 서비스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애플 지도가 출시되자 마자 엉뚱한 곳으로 안내를 했다는 불만이 쇄도한 것.

◆1차전 구글승…전면전 재발 가능성 높아

애플은 구글과 지도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보고 먼저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지도 대신 다른 회사의 지도를 이용하도록 권유한 것. 또 애플은 iOS 플랫폼 사업부를 총괄해왔던 스콧 포스톨 부사장과 지도 사업부 책임자 리치 윌리암슨 이사를 해고했다.

구글 역시 애플과 지도 문제를 놓고 극한 대결을 벌이는 것이 득이 되는 일만은 아니다. 자칫하면 iOS 이용자들을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지난해 12월 iOS용 구글지도 앱을 공개하면서 애플이 요구했던 턴-바이-턴 길안내 기능을 포함시켰다. 구글은 한 발 더 나아가 안드로이드용 구글지도가 갖고 있던 대부분 기능을 이 앱에 탑재해 애플의 화해 제스처에 화답했다.

구글과 애플 간 모바일 지도 전쟁에선 구글이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플이 구글지도를 퇴출시킨 후 그 빈자리를 대신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구글 지도의 장점만 부각시켰다.

◆애플지도 약점은 '톰톰'…웨이즈가 대안

그럼 애플이 1차 지도 전쟁에서 패배한 이유는 뭘까? 그 해답은 구글에 비해 뒤지는 애플의 지도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구글은 수 년동안 체계적으로 글로벌 규모의 지도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지도 서비스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라면 자금을 아끼지 않고 수집했다.

최신 아이폰용 구글지도는 차량용 네비게이션 기능도 완벽하고 식당 등 POI 정보에 쟈갓 리뷰, 사용자 평가, 스트리트뷰, 매장안 둘러보기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지도검색시 입력한 글자가 틀렸거나 다른 언어로 검색해도 원하는 장소를 찾아준다. 검색업체의 기술력이 지도 서비스에도 반영된 것이다.

반면 애플 지도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완성도와 품질 면에서 구글지도에 비해 크게 뒤졌다는 것. 애플이 2009년부터 지도 전문업체를 인수하며 지도 플랫폼을 준비해왔던 것에 비하면 애플지도 경쟁력은 너무 떨어진다.

애플지도 최대 약점은 부정확한 지도(위치)데이터이다. 이 정보는 위성기반 내비게이션 업체 톰톰에서 제공받고 있다. 톰톰은 내비게이션 제조경험이 풍부할지 몰라도 지도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톰톰은 2008년 전자지도업체 텔레애틀라스를 인수하고 이 시장에 진출했다. 반면 구글은 2005년 2월부터 지도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런 업체의 지도데이터를 라이선스했기 때문에 서비스 완성도에서 구글에 밀릴 수밖에 없다.

애플이 구글에 제대로 맞서려면 적절한 파트너사로 교체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단기간내 보강해야 한다.

웨이즈 인수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들은 지난 2일 애플이 소셜 기반 턴-바이-턴 길안내 서비스 업체 웨이즈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5억 달러를 제안했으나 웨이즈가 7억5천만 달러를 요구해 양사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웨이즈를 인수할 경우 애플지도의 약점을 보강할 수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오픈스트리트맵 아래 만들어지는 웨이즈 지도는 구글의 스트리트뷰에 견줄만한 지도 정확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웨이즈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올리는 교통정보는 구글지도가 따라 올 수 없는 웨이즈만의 장점이다.

◆노키아 지도, 탈구글 바람 부추긴다

구글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글 중심의 지도 편제에 위기감을 느낀 업체들이 탈구글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노키아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야후, 아마존 등은 자사 지도 또는 구글지도 대신 노키아 지도를 채택했다.

노키아 지도는 PC 버전에선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수년간 모바일 시장을 장악해 스마트폰용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방형 모바일 지도 플랫폼이 나오자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말 출시된 노키아 3D 지도 '히어'는 구글이나 애플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최신 지도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구글 지도를 견제하고 싶었던 플랫폼 사업자들이 잇따라 노키아 지도를 도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탈구글 바람은 올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지도를 제압한 구글지도 영향력이 지난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장에선 지도 플랫폼이 위치정보와 맞물려 매우 중요한 데 구글이 이 시장까지 장악할 경우 검색시장과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보여준 승자독식을 재현할 수 있다.

구글 지도 견제에선 노키아 못지않게 아마존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아마존은 구글 생태계 무력화에 열성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7월 3D 지도 개발업체인 업넥스트를 인수한데 이어, 9월엔 자사 태블릿PC에 구글 대신 노키아 지도 플랫폼을 사용키로 하면서 일부 개발자들에게 아마존 지도 API 베타 버전을 공개키도 했다.

아마존이 킨들파이어 등 태블릿PC에 노키아 지도를 본격 탑재하고, 아마존폰까지 출시할 경우 노키아 지도의 영향력은 구글지도를 위협할 수준까지 단기간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는 모바일 지도 시장을 놓고 구글, 애플, 노키아 등 3사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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