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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게임명가]④ LOL 사상 최고의 팀 SKT 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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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7주년]탄탄한 팀운영…참신한 전략·시스템 조화

[아이뉴스24 박준영기자] 국내 1부 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5회 우승,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3회 우승,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 'IEM 시즌 10 월드 챔피언십' 전승 우승….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팀이 있다. 바로 SK텔레콤 T1(이하 SKT)이다.

지난 2012년 LOL 팀을 창단한 SKT는 '2013 LCK 스프링'부터 본격적으로 참가, 지금까지 수많은 대회를 석권하며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기록을 세웠다.

지역 대회인 LCK와 세계 대회 MSI, 롤드컵 등 라이엇게임즈(LOL 개발·유통사)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SKT. 우승 횟수가 많은 만큼 상금도 독보적이다. 게임대회 상금 수여 정보 제공 사이트 이스포츠어닝에 따르면 2016년 SKT에서 활동한 6명의 선수가 역대 상금순위 1위부터 6위 자리를 휩쓸었다. 특히 세계 최고의 LOL 프로게이머로 평가받는 '페이커' 이상혁은 상금으로만 약 10억원을 벌어들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기록이 '현재진행형'이란 점이다. 이번 '2017 LCK 스프링'에서도 SKT는 단독 선두에 올랐다. 벌써 반년 뒤에 열리는 '2017 롤드컵'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SKT를 꼽는 사람도 적지 않다.

SKT의 이러한 성공은 ▲선수들의 부단한 노력 ▲코치진의 날카로운 전략과 분석 ▲경쟁과 화합을 통해 완성한 식스맨(후보선수) 시스템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단한 노력과 목표 갱신으로 현재의 SKT 만들어

"저희 SKT T1에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습니다. 주춤하더라도 응원해주시면 이 자리에 다시 올라오겠습니다."

'2016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ROX 타이거즈를 3대1로 꺾고 LCK 3연패를 이룩한 후 SKT의 김정균 코치가 남긴 말이다. 현재 SKT는 LOL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 여전히 회자되는 '2013 LCK 서머' 결승전의 제드 일기토 장면. [영상=유튜브]

특히 2014년은 SKT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다. 직전 해였던 2013년에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평정한 SKT는 지독한 '2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

당시 SKT는 2개 팀(S팀, K팀)을 운영했는데, 형제팀 내전에서 조작 논란이 터졌다. 정정당당히 게임에 임했음에도 비난받은 SKT 선수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그 결과 기량이 급격히 하락했다. 당시 유행했던 전략(이하 메타)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SKT가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다. 결국 SKT는 LCK 우승에 실패했으며 롤드컵은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2016년도 SKT에 힘든 한 해였다. LCK와 MSI, IEM, 롤드컵에서 우승했지만 그 과정은 고난의 길이었다. 정글 캐리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며 스프링 시즌 1라운드에서 7위까지 떨어졌다. MSI에서는 예선에서 4연패하며 토너먼트 탈락 위기에 몰렸으며, 서머 시즌에는 kt 롤스터에 '승승패패패' 역스윕을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6 롤드컵' 역시 SKT보다는 서머 시즌 우승팀 ROX 타이거즈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어려울 때마다 SKT가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이다.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연습하며 떨어진 폼을 끌어올렸다. 패배한 날에는 다음 날 아침까지 날 새서 연습에 매진했다. 다른 팀보다 더 열심히 했기에 지금의 성적이 있었다는 것이 SKT의 설명이다.

최병훈 감독은 '2016 롤드컵' 우승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원래 잘해서 우승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정말 많은 노력으로 만든 승리고 우승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SKT의 이러한 성적은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정상에 오르면 성취감과 함께 불안에 시달린다. 오르기 힘든 만큼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어려움을 알기 때문이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SKT는 정상의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계속 움직였다. '2015 MSI'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SKT는 '2016 MSI'에 도전, 결국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5 롤드컵'에서 우승했을 당시 2연패를 외쳤던 SKT는 2016년 목표를 달성하자 곧바로 3연패에 도전한다며 목표를 재수정했다.

김정균 코치는 '2016 롤드컵' 우승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항상 우승이고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내년에는 롤드컵 3회 연속 우승을 목표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의 서포터 '울프' 이재완은 "언제까지 프로게이머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각오를 전했다. SKT 선수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함으로써 전설을 이어가고 있다.

◆코치진의 정밀한 분석과 날카로운 전략

선수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LOL은 팀 게임이기 때문에 전략과 전술도 무시할 수 없다. 134명에 달하는 LOL 챔피언 중 어떤 조합이 좋은지 혹은 어떤 챔피언을 내주면 상대가 유리한지, 어디에서 적을 습격할지 등 수많은 경우의 수에 대해 고민하고 작전을 짜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타 프로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현재 LOL 팀엔 감독과 코치가 존재한다. LOL 팀에서 일반적으로 감독은 전반적인 선수 관리 및 대외 업무를, 코치는 게임에서 사용할 전략과 전술 수립을 맡는다. 현재 SKT는 최병훈 감독과 '꼬마' 김정균 코치, '빠른별' 정민성 코치가 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창단 시점부터 SKT와 함께 한 김정균 코치의 지도력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다. 이상혁을 영입한 것도 김 코치의 작품이다. 오죽하면 김 코치가 'SKT 전력의 반'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SKT 코치진의 열정은 경기 도중 휴식 시간에 확인할 수 있다. 최 감독과 김 코치는 1세트가 끝날 때마다 부스에 직접 들어가 이전 세트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떠한 부분의 보완이 필요한지를 선수들에게 즉각 전달한다. 특히 초 단위로 플레이를 분석해 선수들의 실수를 보완하는 김 코치의 열정적인 피드백(문제점을 짚고 해결하는 것)은 지금의 SKT를 만든 원동력이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코치진의 날카로운 전략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는 ▲'2015 LCK 서머' 결승전 2세트에서 선보인 5인 돌진 조합 ▲'2015 롤드컵'에서 SKT만 사용하며 대회를 지배한 '미드 라이즈' ▲'2016 롤드컵'에서 '벵기' 배성웅이 데뷔 이후 처음 꺼내며 ROX 타이거즈의 의표를 찌른 '정글 니달리' 등이 있다.

선수가 계속 바뀌고 있지만 정상의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SKT 코치진의 유능함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창단 멤버 중 SKT에 남아있는 선수는 이상혁 한 명뿐이다. 2013년 후반기까지 합쳐도 이상혁, 배준식, 이재완 등 3명에 불과하다.

코치진에 대한 SKT 선수들의 신뢰도 역시 대단히 높다. '뱅' 배준식은 "감독님과 코치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했으며 지금은 SKT를 떠났지만 '더 정글'로 불리며 역대 최고의 정글러로 우뚝 선 '벵기' 배성웅도 "은퇴할까도 생각했지만 김정균 코치 덕분에 재기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경쟁과 화합을 통해 완성한 '식스맨(후보 선수)' 시스템

선수 부상이나 친인척의 부고 등 부득이한 문제로 주전 선수가 빠질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LOL 운영사인 라이엇게임즈는 LOL e스포츠 규정에 '후보 선수(식스맨)' 시스템을 두고 있다. 이에 롤드컵이나 MSI에 출전하는 팀은 주전 5명 외에 식스맨 1명을 반드시 대기시켜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팀들은 식스맨 활용에 실패하고 있다. 주전과 비주전 선수 사이의 실력 차이가 크거나 교체한 식스맨과 주전 선수 간 호흡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선수끼리 다퉈 팀 전체가 무너진 경우도 발생했다.

하지만 SKT는 달랐다. 식스맨이 경기에 나서도 문제없도록 연습을 진행했으며 같은 포지션에 플레이 스타일이 전혀 다른 선수로 식스맨을 구성, 팀 전력을 강화하고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경기 분위기를 바꾸거나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기 위해 교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SKT의 식스맨 활용은 '2015 롤드컵'에서 가장 빛났다. 역대 최고 승률(15승 1패)로 우승한 '2015 롤드컵'에서 SKT는 캐리력이 높은 '페이커' 이상혁과 수성 능력이 뛰어난 '이지훈' 이지훈을 이용해 식스맨 활용의 진면목을 보였다. OGN의 이현우 해설위원은 방송에서 "전 세계에서 SKT 외에 식스맨을 제대로 활용하는 팀은 없다"며 여러 차례 극찬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식스맨'으로 인해 SKT 선수 간 화합이 어긋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주전에서 밀려나면 소외감이 들고 경쟁자에 대한 질시의 감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SKT 코치진은 연습경기(스크림) 결과 등 철저히 실력 위주로 주전을 결정하며 선발 출전 명단 역시 경기 당일에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심적 부담감을 느낀 선수는 심리치료를 통해 안정시켰다. 이처럼 체계적인 선수 관리 시스템으로 SKT는 '식스맨' 정착과 함께 선수 간 경쟁과 화합의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번 시즌 SKT에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SKT의 식스맨 시스템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피넛' 한왕호는 "주전 경쟁 덕분에 나 자신의 플레이에 신경 쓰게 됐고 더 잘하려고 노력 중이다. 경쟁 중인 강선구가 나 대신 교체 출전할 때마다 이겨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으며 '프로핏' 김준형은 "'후니' 허승훈과 경쟁 중이지만 동시에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라서 도움되는 것이 많다"고 전했다.

e스포츠 관계자는 "이미 SKT는 LOL e스포츠에서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그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는 점에서 더 대단한 팀"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열정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유지한다면 SKT의 아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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