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7차 공판, '영재센터·메르스·금융지주사' 공방
2017.04.26 오후 7:17
증거의 신빙성 여부 두고 날선 주장 오고가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7차 공판에서는 그간의 진술증거 기반 서증조사를 마치고 비진술증거에 대한 서류조사가 이어졌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의 배후, 메르스 사태에 따른 삼성서울병원 특혜 논란,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한 특검과 삼성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6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7차 공판이 속개됐다.

7차 공판의 주요 쟁점은 우선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관계를 미리 인지하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를 후원하게 됐는지 여부와 메르스 사태와 관련돼 삼성서울병원이 대가성 특혜를 받았는지, 삼성생명 금융지주사로의 전환 건에 뇌물공여가 있었는지가 다뤄졌다.



영재센터 후원금 쟁점에 대해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를 미리 인지하고 후원금을 지급했음을 밝히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삼성은 지난 2015년 10월 2일 5억원, 지난해 2월 약 10억7천만원을 영재센터에 후원하기로 했다.

특검은 지난 2015년 9월 25일 삼성전자 직원이 영재센터 직원에게 전달한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메일은 삼성전자 직원이 직접 작성한 가계약서가 담겨 있다. 또한 같은달 30일 삼성전자 직원이 다시 영재센터 직원에게 업체 등록을 해달라는 요청 내용이 담긴 이메일도 제출했다. 특검은 업체 등록도 안돼 있는 영재센터에 삼성이 직접 계약서를 작성해 후원한 정황은 이미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측 변호인단은 제일기획의 업무요청을 통해 영재센터 후원이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스포츠마케팅을 이유로 제일기획에 후원금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김 전 차관은 영재센터 설립을 위해 최 씨의 조차 장시호 씨와 이규혁 영재센터 전무를 만났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제일기획에 후원을 부탁했다고 지목했다. 제일기획이 삼성전자에 업무협력 요청을 하면서 후원이 결정됐기에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삼성전자가 후원하고 있음이 표시된 영재센터 홍보자료들을 증거로 제출했다.아울러, 삼성전자가 후원을 서두른 정황에 대해서는 계약서 초안을 먼저 작성하면 계약에 더 유리할 수 있어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며, 당시 추석 연휴 전날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차명폰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당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를 위해 차명폰을 만들어줬다고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둘 사이의 친분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최 씨가 황 전무 차명폰으로 통화한 내역들을 공개했다. 당시 황 전무는 개인폰 이외에도 삼성 법인폰을 사용한 바 있다.

특검은 "황성수 피고인이 만약 법인폰을 사용했다고 하면, 황성수 개인전화와 법인폰과의 통화내역이 없어야 하는데 있다. 황 전무가 조사할 때 (차명폰 관련해) 모른다고 대답했다"며, "승마관련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 것이다. 위에서 썼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을 염두한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두 대다 황성수 전무가 쓴 게 맞다. 승마지원 실무를 담당했기에 최순실과 연락했을 것이다. 짧은 시간에 수백통 했다는데, 통화보다는 문자가 많았고, 지속적으로 통화를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통화는 2015년 12월부터 많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개인폰을 쓰다가 전화를 못받게 되면 최순실이 화를 내니까 법인폰을 개통했다. 2016년 6월 18일경부터 법인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비진술증거를 바탕으로한 삼성서울병원 특혜 논란도 다뤄졌다.

특검은 2015년 7월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책특별위원회 활동결과 보고서를 근거로 삼성서울병원이 자료 제출이 늦고 역학조사관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며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이 기재돼 있다. 문 전 장관은 삼성서울병원이 자료제출 노력이 있었으며, 오류가 있었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검은 그 때도 삼성서울병원 조치가 쟁점이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지난 2015년 7월 메르스사태관련 감사 요구안을 기반으로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환자 조치에 관련된 정부대책 진상확인 및 적정성 여부를 감사했으며, 이 부회장의 박 전 대통령 2차 독대(2015. 7. 25) 후 같은달 28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보도자료에 삼성서울병원 조치 여부가 명시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검은 감사원에서 활동한 박의명 전 삼성증권 고문이 감사위원회를 압박해 관련 회의를 늦추도록 하는 한편, 문 전 장관이 메르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으로의 취임이 이미 내정돼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 측은 "삼성서울병원 감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문형표 전 장관은 이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가 내정돼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이후 감사결과가 나왔다. 징계에 문 전 장관은 빠졌다. 이후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라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이 삼성물산 합병을 도와줘 그 공로를 인정받아서 징계를 회피하고 이사장에 취임한 것이라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메르스가 전 국민 관심사항이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도 삼성서울병원을 주시해야 한다고 했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보도자료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메르스 후속조치와 확산방지대책을 서술하는 것이 목적이지 삼성서울병원 조치가 주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감사원의 감사결과, 위원회 의결 등이 박 전 고문의 행위로 인해 이뤄진 것처럼 주장하는데, 박 전 고문이 그 정도의 힘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삼성물산 합병이 보건복지부의 도움을 받았으며, 이러한 조치가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대가성이 입증되는 거 아닌가라는 연결고리를 특검이 만들려고 하지만 증거가 없어 언론 기사를 증거삼는 것이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지난 25일 정책브리핑에서 감사원도 변호인단과 같은 맥락의 해명자료를 냈다. 감사원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된 감사원의 삼성서울병원 감사는 엄정하게 실시, 처리됐다. 더욱이 로비 의혹을 뒷받침한다는 박 전 고문의 문자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사실과 전혀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을 담고 있고, 박 전 고문 본인도 특검에서 이러한 내용을 진술한 것을 고려할 때 삼성 측의 로비가 감사원 감사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특검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수사팀장은 직접 나서 "특검은 금융위나 공정위가 아니다. 변호사 측은 그러한 프레임으로 대응한다. 공정위와 금융위가 순환출자와 지주사전환이 안된다는 걸 청와대가 요구하니까, 통보한 후에도 보고하고 하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봤을 때 삼성과 청와대 사이에 (대가) 있지 않으면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변호인단도 "특검이 주무부처, 위원장, 부위원장이 번갈아 가면서 청와대 보고하는데, 청와대 청탁해서 그런거 아닌가 하고 주장한다"며, "바로 이건 것이다. 그런 논리가 어떻게 성립하는가. 주무부처에서 보고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보고 과정이다. 사안이 중요했기에 보고한 것이지, 삼성이 요청해서 했다는 건 특검의 추측과 억측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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