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정상회담서 무역 역조 시정 요구…협상전 예고

[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이 한미 FTA 등의 무역 역조를 거론하며 이에 대한 시정을 강하게 요구해 향후 양국간 치열한 협상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은 한미 FTA 이후 미국의 무역 적자가 11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동차·철강 부분 등에서의 시정을 직접 요구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이 많은 이익을 보고 있는 점과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 첨단 무기 분야에서 한국의 수입이 많은 것을 들어 이같은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방어 논리를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30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도 한미 FTA 등와 주한미군 주둔금 인상 등의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 "협정 체결 이래 미국의 무역 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다"고 재협상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심각한 자동차라든지 철강의 무역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며 "한국의 기업들은 자동차를 미국에서 팔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기업들도 상호호혜적인 원칙에 기반해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된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측에 중국의 철강 덤핑 수출을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촉구를 했다. 이것이 우리의 교역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미국팀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측과 협력을 하고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한테도 좋은 딜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을 하지 않는 선에서 이같은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무역 역조 부분이 2015년 이래 계속 줄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30%나 감소했다고 강조했고, 에너지 분야나 첨단 무기 등 협력 사항이 많아 무역 역조가 완화될 것이라고 적극 방어했다.

이날 회담에서 위버 로스 미 통상장관이 철강의 무역 역조 문제에 더해 중국 철강이 한국을 경유해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언급했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국 철강이 한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고, 중국 철강의 과잉 생산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이 아닌 한국"이라고 하기도 했다.

◆주한미군 주둔비 문제도 논의,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문제도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미국은 자국을 늘 방어할 것이고 우리의 동맹국들을 방어할 것"이라며 "주한미군 주둔의 비용이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둔 비용의 분담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있고, 앞으로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나 이 행정부에서는 그렇다"고 향후에도 이같은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우리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청와대 측 관계자에 따르면 "어떤 일을 같이 하는데 한 쪽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원칙에는 공감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미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국방비에 있어서 우리가 GDP의 2.3%를 쓰고 있는데 어떤 다른 우방국보다 더 높은 비율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한미군에 대한 토지 공여를 통해서 동맹에 기여하고 있고, 우리가 방위산업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수입액도 상당히 크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