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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나]'노 룩 패스'와 국회의원 보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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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한 편의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지난 17일 일본으로 향했던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전날 입국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다.

영상 속 김 의원은 입국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수행원에게 자신의 연두색 캐리어를 밀어 보냈다. 김 의원은 수행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캐리어를 던지듯 민 뒤 무심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고, 수행원은 잰걸음을 하며 굴러오는 캐리어를 챙겼다.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노 룩 패스(NO Look Pass. 농구 경기에서 수비수를 속이기 위해 자기 편을 보지 않고 다른 방향을 보면서 패스하는 동작)'라고 풍자했다. 영상은 미국 웹사이트의 인기 게시물에 오를 정도로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그게 이상하게 보이더냐"라고 말했다. 입국 게이트를 나오기 전 수행원이 보이기에 캐리어를 밀어줬다는 취지의 해명도 했다. 영상에는 김 의원이 게이트를 나오는 모습만 담겼기에 게이트 안에서 마중나온 수행원과 눈을 맞추고 가방을 밀겠다는 제스처를 취했을 수 있다. 해당 수행원도 김 의원이 무뚝뚝하지만 자상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해프닝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의도 정가에서 떠도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무용담'이 떠올라 씁쓸하기만 하다.

보좌진에 욕설을 서슴지 않는 국회의원이 있는가 하면, 수행비서에게 걸을 때 구두 굽 소리조차 내지 말라고 면박을 주는 국회의원이 있다. 자신의 실수로 미끄러져 상처를 입은 국회의원이 '잡아주지 않았다', '병문안을 안 왔다' 등의 이유로 보좌진을 모조리 해고한 사례도 있다. 이쯤 되면 월급에서 강제로 후원금을 내게 한 것은 양반이라는 우스개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같은 상황은 보좌진의 특수한 고용 구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은 법적으로 의원실에 총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다. 이들은 별정직 공무원 지위를 갖지만 자신을 고용한 국회의원의 선택에 따라 언제든 해고될 수 있는 상태여서 '파리 목숨'이라고 불린다.

역대 국회에서 보좌진 처우 개선법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미온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국회의원들이 특권의식과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20대 국회에서는 이 법을 관철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나섰다. 국회에서는 여당이 비정규직인 보좌진의 처우 개선에 앞장서는 게 어떨까.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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