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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 대선주자들은 섀도우 캐비닛을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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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영국 국회에는 매주 수요일마다 전쟁이 벌어진다. 총리와 내각 장관이 야당 대표 및 예비 장관들과 웨스트민스터 궁전에서 정책과 현안을 놓고 공방을 펼친다. 이들의 당황하는 표정과 숨소리 하나하나 생중계된다. 국민들은 현 내각과 예비 내각을 비교하며 합리적으로 미래 지도자를 선택한다.

섀도우 캐비닛. 야당에서 정권획득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두는 예비내각이다. 영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의 주요 공직자 후보 명단을 사전에 알려 국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유권자들이 선거 전에 권력 실세의 면면을 안다면 후보 선택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제도가 없다. 더욱이 대통령 탄핵으로 선거기간이 줄어들면서 대통령 후보자를 검증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대선주자들의 네거티브 공방 속에서 국민들은 후보의 국정철학이 어떤지, 차기 내각은 어떻게 이뤄질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차기 대통령이 운영할 수 있는 인수위 활동기한이 최대 30일로 묶이면서 정부조직 개편과 내각 인선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총리와 장관 임명조차 어렵다. 이로 인해 새 대통령의 임기 초 소중한 시간이 낭비될 수도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대선주자들의 섀도우 캐비닛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캠프 별 예비내각 명단을 공개해 국민에게 미리 검증과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각도 '선출된 권력'이라는 정당성까지 확보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유력 대선주자들은 예비내각 명단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각 후보 캠프에서는 내각 명단이 공개될 경우 당내 잡음을 불러일으켜 판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또 상대 진영의 인사를 임명한다고 발표할 경우 오히려 협치의 정신이 방해받을 수 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이에 따른 합리적인 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의민주주의는 성공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는 대통령 주변에 누가 있는지, 정권의 실세가 누구인지 파악하지 못했고 결국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경험했다.

예비내각의 전면공개가 어렵다면 최소한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외교·국방·경제 사령탑만큼은 공개해야 한다. 이들 자리는 차기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침과 철학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과 그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만 한다. 대선주자들 뒤에 제2의 김기춘과 최순실을 찾아내는 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 됐다. 모든 대선주자들은 섀도우 캐비닛을 조속히 공개하라.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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