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생존을 위한 동물들의 특별한 면면 2016.11.25 11:21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수많은 동식물이 존재한다. 어떤 동물이 어떠한 삶을 사는지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지만 여러 매체나 연구결과와 같은 것을 통해 그들의 삶을 접할 때면 때로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이 사는 세상 속 먹이사슬 가운데 치열하지만 나름의 질서를 지키며 생명을 유지 및 번식하고 그 종을 이어가는 그들의 생존방식이 감동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만의 생존 방식은 곧 그들 나름의 특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동물들의 특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두족류(頭足類) 중 하나인 오징어의 특징을 살펴보자. 오징어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장술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징어의 위장술이라 하면 자신의 몸통 색을 주변의 색과 같은 것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위장술은 단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암컷 앞에서 다른 수컷을 경계 및 혼란케 할 목적으로도 사용한다. 바로 암컷을 향해 있는 몸의 반은 수컷의 그것 그대로 두지만 다른 수컷을 향해 있는 반은 암컷의 색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징어의 위장술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장술을 하는 오징어가 사실은 색맹이라고 한다. 주변의 색과 똑같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고 의례히 색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오징어의 위장술은 색을 구별하는 능력으로 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바다 속으로 들어오는 빛에 따라 자신의 시각을 적응시키는 놀라운 능력으로 주변을 파악하고 위장한다. 즉 근해에서는 초록색이었다가 심해에서는 파란색으로 빛에 따른 시각적 초점이 변화되며 그것이 위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의 연구진이 여러 차례의 실험과 관찰을 반복하며 얻어낸 결과다.

다음으로 포식자로부터 자신과 새끼를 보호하는데 바로 그 포식자를 이용하는 캘리포니아 땅다람쥐의 생태를 소개한다. 다람쥐야 워낙 날랜 동물이니 포식자가 나타나면 눈 깜짝할 새 도망가 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 얘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해 다람쥐가 쓰는 방법은 바로 뱀이 벗어놓은 허물을 물고 뜯고 씹고 문지르며 자신의 몸에서 그 냄새가 나게 하는 것이다. 뱀의 허물이 없을 때는 뱀이 머물렀던 흙이나 나무 등에서도 그 냄새를 취한다고 한다. 이는 수컷보다는 암컷이나 어린 개체에게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수컷보다는 방울뱀과 같은 포식자에게 더 취약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모습이 다른 설치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하는 걸 보면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 작은 동물의 지혜에 감탄하게 되지 않는가.



한편 다람쥐가 방울뱀을 쫓아내는 또 다른 방법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꼬리를 힘차게 흔드는 것이다. 방울뱀은 머리에 있는 '핏'이라는 감각기관으로 열을 감지해 먹잇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사냥을 한다. 그런데 다람쥐가 꼬리를 힘차게 이리저리 휘저으며 열을 내면서 방울뱀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적외선을 방출함으로써 그 움직임을 파악 못하게 혼란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위협하는 방울뱀을 향해 다람쥐가 꼬리를 흔들며 교란시킬 때 그 꼬리에서 열이 나는 것을 적외선 카메라로 확인한 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다람쥐와 관련된 이 모든 연구결과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의 연구진이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거미의 청력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려 한다. 거미에게 청력이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싶을 텐데, 거미가 꽤 먼 거리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반응한다는 믿기 어려운 연구결과가 있다. 이 사실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연구진이 거미 중에서도 깡충거미, 큰 사이즈의 눈 두 개를 포함해 총 여덟 개의 눈을 가진 거미의 시각 정보 처리 방법을 연구하며 뇌 신경 기록을 관찰하던 중 한 연구원의 의자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고, 바로 그 순간 거미의 뇌 신경 기록이 튀어 올랐다. 우연히 일어난 일인가 싶어 연구원은 한 번 더 소리를 냈다고 한다. 그러자 동일하게 반응을 보였다.



이 사실에 연구진은 본격적으로 거미의 청력과 관련해 실험을 실시했다. 바로 거리를 달리 하며 박수를 친 것이다. 그때마다 나타나는 거미의 뇌 신경 기록을 확인한 결과, 최대 3~5m 떨어진 곳에서 나는 박수 소리에도 반응을 보이더란다. 깡충거미의 평균 크기가 5mm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3m라 해도 자신 몸길이의 600배가 되는 곳의 소리를 듣는다는 말이 된다. 사람으로 치면 1km 바깥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다. 놀랍지 않은가?

그렇다면 깡충거미는 과연 어떻게 듣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거미는 시각과 촉각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눈으로 상대를 확인하고 상대의 움직임으로 야기되는 공기 진동을 느끼는 촉각, 즉 다리의 풍성한 털로 인지하는 것이다. 바로 다리의 풍성한 털, 이는 감각모로서 촉각뿐만 아니라 청각의 기능도 수행한다. 곧 소리로 인한 공기 진동을 그 감각모로 인지해 거미가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모든 동물들의 특징을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동물들의 특별한 면면을 대할 때면 인간의 우월함을 자만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동물들이 고대로부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여러 특징을 가지고 지금까지 종속돼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연의 위대함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글 : 민혜영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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