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김다운]핀테크에서 소외되는 '디지털 문맹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요즘 대중교통을 예매하기 편해졌다. 기차는 물론이고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도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좌석 예매부터 결제, 발권, 취소까지 집에서 할 수 있다.

굳이 역 창구까지 가지 않아도 바로 기차나 버스를 탈 수 있으니 참 편리하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 때문에 오히려 고령층은 더 불편해졌다고 한다. 먼저 온라인으로 예매를 해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막상 창구에서 표를 사려면 한참 뒤의 차를 기다렸다 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디지털 정보격차(Digital Divide)가 더 치명적인 곳은 금융이다. 금융서비스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고 이용 빈도와 중요성도 높다.

그런데 IT 기술과 핀테크 발전으로 금융산업에도 디지털 정보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금융협의회에서 디지털기술 이용도가 높아질수록 금융소외계층이 양산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계층별로 격차를 확대하는 쪽으로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지적처럼 현장에서는 디지털 정보격차가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3월부터 계좌유지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계좌 잔액이 1천만원 미만인 고객이 영업지점에서 창구거래를 했다면 한 달에 5천원씩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계좌이체 등의 단순 은행업무는 대부분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디지털 접근도가 낮은 고령층에서는 아직도 창구거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 중 60대 이상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씨티은행은 만 60세 이상 고객에게는 계좌유지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며 고령층에 대한 대책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최근에는 무용지물이 됐다. 돈이 안되는 영업지점을 정리한다며 전국 씨티은행점포의 80%를 페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이용하기 힘든 고령층은 지점 창구에 접근할 수 있는 길마저 막혀버려 사실상 은행 거래가 힘들게 될 판이다.

IT 첨단 기술이 '디지털 문맹'들을 소외시키는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된다. 금융은 '돈이 안되는 고객은 버린다'는 자본주의적인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되는 공공적 가치가 있는 산업이다. 전 계층을 아우르는 기술적 배려가 필요하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김다운]핀테크에서 소외되는 '디지털 문맹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