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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 대한민국 정치꾼들의 원칙없는 처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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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질서있는 승리가 어려우면 질서있는 패배가 낫다"

정치권에서 자주 인용되는 '질서있는 패배론'이다. 지더라도 질서와 원칙을 지켜야만 위기를 다시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현역 지역구인 종로를 버리고 지역주의가 강한 부산에서 패배를 선택했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질서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패배를 두려워해서 질서와 원칙을 내팽개친 정치꾼들도 있다. 비(非)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국회의원 13명이 2일 바른정당을 집단 탈당했다. 이들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며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선언했다.

이들의 원칙없는 처세술에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위기에 처한 보수를 살리겠다며 '진짜보수'라는 기치를 꺼내 들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도 동참했다.

심지어 이들은 창당대회에서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헌법 유린과 법치훼손은 대한민국을 절망에 빠뜨렸고 새누리당을 바로 세우고자 했지만 실패했다"며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보수를 재건하는데 앞장서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이들의 원칙은 석달도 안돼 허상으로 돌아갔다.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당원과 함께 선출한 후보를 흔들고 탈당을 감행한데 이어 국정농단 세력으로 규정한 한국당에 복귀한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과 기본을 망각한 무책임한 처사다.

정치적 명분조차 찾기가 어렵다. 한국당 내에는 여전히 친박 세력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홍준표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까지 퍼뜨리며 탄핵에 반대했던 보수층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해명은 더욱 기가 막힌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북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은 막아야 한다"며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적 염원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지율을 빌미로 보수통합을 위해 재탈당한다는 것은 '정치철새'라는 비판을 가리기 위한 궤변일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날 취재진들은 "친박 8적과 손잡을 수 있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입장은 변함없나요?", "새누리당을 나올 때와 지금 탈당, 뭐가 다릅니까?" 등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대열에 동참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열정을 보였던 행동이 한낱 위선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유권자들은 대의명분을 내팽개친 정치꾼들의 살기 위한 몸부림을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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