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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 이 와중에 태블릿PC 검증하겠다는 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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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기자] 권력은 위기에 처하면 사안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물타기' 수법을 시도해왔다. 세월호 참사 당시 권력은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에게 모든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당시에도 이전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결국 우리는 유병언 회장만을 쫓다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지 못했고,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역시 1년간 여야 정쟁 속에서 흐지부지됐다. 독재 정권시절의 대표적 정치공작인 물타기 전략은 국가와 국민의 장래에 독약으로 작용했다.

새누리당은 촛불민심이 잠잠해진 틈을 타 물타기 꼼수에 나섰다. 친박계 새누리당이 지난 26일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 진위를 가리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하면서다. '스모킹건' 태블릿PC를 통해 보수세력 단결을 노리겠다는 작전이다.

태블릿PC에 대한 검증작업은 이뤄져야 한다. 다만 문제는 태블릿PC가 국정농단 게이트 사건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대기업에 출연금 모금을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삼성계열사의 합병을 성사시키고자 국민연금을 압박하는 등 국정농단 혐의는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더욱이 수사당국은 최순실씨가 태블릿PC를 실제 사용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검찰과 법무부는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통해 태블릿PC 속에 저장된 위치정보가 실제 최씨의 이동경로와 일치하다고 밝혔다.

최씨 측근인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역시 한 언론인터뷰에서 태블릿PC 논란에 대해 "태블릿PC 이슈화를 통해 포커스를 태블릿으로 가져가려 한다. 시간끌기하려는 사람에게 도움 주고 싶지 않다"며 "스마트폰을 쓸 줄 알면 태블릿PC는 쓸 수 있는 만큼 최순실씨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새누리당은 태블릿PC 공세 물타기에만 주력하며 진상규명을 방해해왔다. 최순실 국조특위 소속의 이완영 의원은 여야 간사 협의 당시부터 삼성 관련 증인을 교체하는 등 '물타기' 의혹을 받아왔다.

또한 이만희·최교일 의원은 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다. 최교일 의원은 백승주 의원과 교체됐지만, 백 의원도 지난 22일 청문회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북한이 개입했다고 엉뚱한 주장을 하고 심지어 최순실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노승일 K스포츠 부장을 '절도범'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송차옥(진경 분) 기자는 정치인과 대기업의 비리를 폭로한 뒤 후배 기자에게 "역습이 시작될 것이다. 권력은 분명히 다른 방법으로 실체를 가리려고 할 것"이라며 "두 눈을 부릅뜨고 본질을 가리려는 것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본질은 태블릿PC 진위가 아닌 대통령과 민간인이 국정을 마음대로 농단하며 헌법을 유린했다는 점이다. 권력의 역습이 시작됐다. 우리는 진실을 감추려는 것에 대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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