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하루키 열풍 예고 '기사단장 죽이기'
2017.07.15 오전 6:17
닷새만에 국내 베스트셀러 올라…미발표작 일본화에 얽힌 사연은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무라카미 하루키가 7년 만에 선보인 본격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지난 2월 24일 일본 신초샤에서 출간한 지 138일 만이다.

일본 출간 당시 130만부가 발행돼 화제를 모은 '기사단장 죽이기'는 국내에서도 6월 30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닷새 만에 온라인 4대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예판 기간중에만 2쇄 10만부, 3쇄 10만부를 추가 제작하며 또 한번의 하루키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30대 중반의 초상화가 '나'는 아내에게서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고 집을 나와 친구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천장 위에 숨겨져 있던 도모히코의 미발표작인 일본화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사단장 죽이기'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세계 속 독자적인 요소들이 집대성돼 있다. 오페라, 클래식, 재즈, 올드 팝까지 여러 장르의 음악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인물의 심상을 대변한다.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모험담은 '태엽 감는 새'부터 '1Q84'까지 기존 장편소설에서 꾸준히 이어져 온 플롯이지만, 이번에는 그에 더해 현대사 속 실제 사건을 접목시켜 눈길을 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지 40여 년. 한때 개인주의와 허무주의를 대표하는 청춘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은 이제 세대와 국경을 아우르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작품세계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현세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이자, 소설 속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가 그렇듯 한 사람의 예술가로 내면 깊은 곳까지 내려가 농축한 결과물이다.

현대사회에서 장편소설이라는 형식의 이야기가 어떤 힘을 지니는지, 소설가가 안팎의 문제에 맞서 싸워나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동안 '무국적 작가'로 불려온 하루키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놓은 대답을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문학동네, 1만6천300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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