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에 밀리는 농심, 美서 새로운 돌파구 찾는다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에게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한 라면업계 1위 농심이 미국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 '신라면'을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시키고 핵심 정부기관에도 입점을 추진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농심은 지난 6월 '신라면'을 미국 전역 4천692개의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함으로써 미국 전체 유통시장을 아우르는 거대한 판매망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세계적인 식품회사 중에서도 대표 제품만이 월마트 전 점포 판매가 이뤄진다"며 "이런 점에서 신라면이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2013년 세계 최대 유통회사인 미국 월마트와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직거래 계약을 맺은 이후 대도시 매장 중심으로 제품 공급을 늘려왔다. 4천여 개의 월마트 대형매장부터 시작해 최근 소도시 월마트 중소형 마켓까지 제품 입점을 모두 마쳤다.

농심은 월마트와의 1:1 직거래를 통해 미국 현지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월마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영업을 진행했으며 매장 바이어와의 협업으로 신라면 진열과 판촉행사 등을 효과적으로 실시했다. 월마트 매출도 매년 약 30%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전 점포 입점이 완료된 올해부터는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전역의 월마트를 판매 채널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 식품 브랜드로는 놀라운 일"이라며 "4천692이라는 숫자가 단지 매장 수를 뜻하는 게 아니라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자체 판매망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미국 심장부인 핵심 정부기관에까지 입점을 추진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신라면은 미 국방부(Pentagon), 국회의사당(US Capitol) 등에서 라면류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과 국방부를 비롯해 국립보건원(NIH), 특허청(USPTO) 등 7개 정부기관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신라면, 신라면블랙, 너구리, 김치사발면 등이다.

농심아메리카 김병오 뉴욕지사장은 "스위스 융프라우, 칠레 푼타아레나스 등 세계 랜드마크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이 이제는 정부기관을 비롯해 미국의 관문 뉴욕JFK공항과 워싱턴 공항, 주요 대학인UCLA, 뉴욕대 등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한국의 맛을 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백악관, 항공우주국(NASA), UN본부 등 또 다른 기관에도 신라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월마트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에 기반해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의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 또 월마트 성공사례를 활용해 소규모 점포로까지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농심은 하반기 중 월마트에 납품하는 자체 물류체계를 개선해 현재 평균 3일 정도 소요되는 배송기간을 1일로 단축시키는 '월마트 온-타임(ON-TIME)'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카코 인근에 있는 물류센터를 확장해 중부와 동부지역 물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농심아메리카 신동엽 법인장은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현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농심 특설매대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현재 농심은 일본 동양수산과 일청식품에 이어 미국 라면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년 내에 일본 브랜드를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