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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책본부, ATM 사업에 부실 계열사 끼워넣기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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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피에스넷 전 대표 "황각규 실장, '롯데기공 도와주라'고 말해" 증언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그룹이 컨트롤 타워인 정책본부의 지시에 따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기기 사업 추진 과정 중 이를 제조할 능력이 없는 롯데기공을 '끼워넣기' 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롯데 측은 정당한 경영 판단이었을 뿐이라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롯데피에스넷과 관련한 배임 혐의를 재판부가 우선 심리하기로 함에 따라 신 회장과 임원들만 법정에 출석했다. 신 회장은 ATM을 구매 과정을 롯데기공이 중개하게 해 39억3천여만원의 이익을 몰아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의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는 관련 혐의에 대한 심리가 있을 때만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롯데피에스넷 배임 혐의 관련 증거조사를 마치기 전까지 신 회장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에는 롯데피에스넷 전신인 케이아이뱅크의 대표였던 장영환 씨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장 씨는 케이아이뱅크를 롯데그룹 측에 직접 인수하라고 제안한 인물로, 롯데그룹이 2008년 이 회사를 인수한 후 대표로 재직하다가 2010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 대표는 지난 2008년 10월 신 회장에게 ATM 기기 사업의 제조 업무를 맡길 것인지 보고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으로부터 "롯데기공이 롯데피에스넷의 ATM 기기를 직접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롯데기공은 주차설비·자판기 제조업체로, 지난 2008년 채권 회수가 지연되며 부채가 급증하며 어려움을 겪던 상태였다. 이로 인해 이듬해 1월에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로부터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롯데알미늄에 인수되기 전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장 대표는 "당시 동석해 있던 김모 재무이사가 '(롯데기공에 ATM 기기 제조를 맡기는 것은) 어렵다'는 취지로 대답했다"며 "신 회장의 말을 롯데기공을 제조업체로 선정하라는 지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장 대표는 황각규 당시 정책본부 국제실장(현 경영혁신실장)과 따로 만나는 자리에서도 황 실장이 김 이사에게 "롯데기공을 도와주라"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또 롯데기공이 ATM 기기를 제작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김 이사가 제조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황 실장이 롯데기공을 도와주라고 한 것은 (부실 계열사인) 롯데기공을 '끼워넣기' 하라는 취지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장 대표는 "그렇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롯데기공의 '끼워넣기'를 승낙한 이유에 대해서는 "신 회장이나 황 실장을 직접 마주한 자리에서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며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 회장과 관련 임원 측은 첫 공판에서 롯데피에스넷과 관련된 모든 일은 '인터넷 전문 은행 사업 진출을 위한 것'이라며 배임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또 신 회장 측은 롯데기공에게 ATM 제작을 맡기는 것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부당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닌 당시 장 대표가 다른 업체를 제안하자 이에 대해 신 회장이 의견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인터넷 은행 사업 진출을 위해 ATM 설치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롯데피에스넷에 재무구조에 문제가 생겨 계열사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이 모든 과정은 '정당한 경영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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