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 OLED 쓰지만…2020년 마이크로LED 전환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애플이 올해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를 LCD에서 OLED로 전환하는 가운데, 향후 2020년에는 직접 개발 중인 마이크로LED로 바꾼다. 초대형 고객인 애플이 이탈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기존 패널공급업체들에도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

안종현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14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빌딩에서 열린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위한 소자/소재 및 공정기술 세미나에 연사로 나서 "많은 사람들은 애플이 마이크로LED에 대한 야심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2018년 애플워치에 마이크로LED를 탑재하겠다고 하면서 대만에 공장을 세우고 있다. 2020년이면 아이폰도 마이크로LED를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정확한 기준은 각각 다르지만 마이크로미터로 작은 크기를 갖춘 초소형발광다이오드를 일컫는다. 100마이크로미터(㎛)에서 10마이크로미터까지 정확한 기준이 정립돼 있지는 않다. 자체발광이 가능한 LED를 마이크로단위로 잘게 쪼개 마치 하나의 화소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백라이트가 필요없다. 각각의 LED가 적녹청색을 표현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LED는 붙이는 방식에 따라 위거나 접을 수 있게 디자인할 수 있다. 플렉시블 형태에서 스트레처블까지도 진화 가능하다.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을 사용해 내구성이 높다. LED 특성상 전력효율도 OLED 대비 5배 가량 높다.

애플은 일찌감치 마이크로LED 잠재성에 주목해 관련 특허를 보유한 럭스뷰 테크놀로지를 2014년 인수했다. 대만에 LED 디스플레이 R&D센터를 구축해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만에 생산공장까지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 교수는 "애플에서 워치에 적용하겠다고 한 만큼 제품을 나올 것으로 일단 타겟은 웨어러블이 될 것이다. 다만,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적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OLED가 휘거나 접을 수 있는 강점을 갖춘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플렉시블을 넘어 늘어나거나 구길수도 있는 스트레처블로 나가기 위해서는 단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안 교수는 "플렉시블의 한 방향이 OLED로 가고 있는 것은 맞다. 유기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다"라며, "OLED는 유기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습기나 산소 등에 약해 보호막이 필요하다. 우수한 유연성을 가졌지만 어쩔 수 없이 기계적 특성을 갖춘 보호 조치가 필요해 스트레처블 구현에 시련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LED는 애플뿐만 아니라 소니도 관심을 가진 분야다. 애플이 소형화에 집중하고 있다면 소니는 대형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OLED 대비 대형화에 유리하기 때문에 TV분야에서 승산이 없어 대형 사이니지 등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니는 2012년 풀HD 해상도의 마이크로 LED 기반 TV를 선보였지만 지난 2016년에는 클레디스로 명명된 대형 스크린을 공개했다.

마이크로LED 상용화를 위해서도 난제들이 지적된다. 우선 LED 크기를 얼마까지 잘게 쪼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플렉시블이나 리지드 기판에 이송시키는 전사 공정도 중요하다. 정전기 원리를 이용하거나 한꺼번에 찍어 이송하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원가가 비싸고 공정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가격적인 합리성도 따져야 한다.

업계에서는 제조 원가를 해결하고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면 당장 2018년부터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가상현실 기기, 스마트폰, 대형 전광판과 사이니지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