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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냉방기도 장인의 손에서…LG전자 칠러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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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용접공 손 거쳐 완성…철저한 검사 과정 거쳐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축구 경기장의 네 배만한 공장. 도처에는 크기가 제각각인 철제 원통들이 간격을 두고 누워있다. 2층 건물만큼 키가 큰 크레인은 바닥의 설치된 철로를 따라 무거운 장비를 나른다.

바닥에 놓인 원통들은 숙련된 작업자들의 불꽃튀는 용접을 거쳐 거대한 코끼리를 연상시키는 '칠러(chiller)'가 된다. 칠러는 상업시설에 들어가는 초대형 냉방기를 말한다.

백화점이나 대규모 쇼핑몰, 디스플레이 공장과 같은 상업용·산업용 시설에는 에어컨 대신 이 칠러가 더위를 식힌다. 대량의 찬물을 만들고 여기서 찬공기를 추출해 건물 구석구석으로 보내는 중앙 냉방장치다.

기자는 27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LG전자 칠러사업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1년에 1천대의 칠러를 만든다. 공기조화기(AHU) 등 칠러의 부속 장비까지 포함하면 연 생산량은 2천대가량 된다.

공장 바닥에 놓여있는 원통들은 칠러의 틀이다. 크기가 제각각인 이유는 생산 방식이 100% 맞춤형으로 이뤄지기 때문. 칠러를 주문하는 고객들은 각자 건물의 규모와 용도에 맞춤으로 제작된 제품을 원한다.

저마다 다른 모양의 제품을 요구하는 만큼 용접 위치도 각각 다르다. 공정 자동화율이 낮은 이유다. 이 때문에 LG전자 칠러사업장에는 수작업으로 칠러를 조립하는 용접공들이 많다.

고명해 LG전자 칠러생산팀장(부장)은 "칠러 안에서는 냉매와 물이 서로 열을 교환하기도 하고 각종 파이프와 연결돼있기 때문에 용접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며 "고도로 숙련된 작업자만이 생산 공정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좀더 세밀한 용접이 필요한 공정에서는 기계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지난 3월부터 LG전자는 일부 공정에 용접 로봇을 도입했다. 빛과 열에 시달리는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

이렇게 제작된 칠러는 색깔을 입히는 도장 작업 단계에 들어선다. 도장은 에어리스 스프레이(airless spray)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압 펌프가 색상을 입힌 입자들을 뿜어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LG전자 칠러사업장은 최대 50톤 규모의 대형 장비까지도 도색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와 분진을 걸러주는 필터 시스템 또한 별도로 구축했다.

품질과 성능을 테스트하는 검사 과정도 밟아야 한다. 사람이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는 것처럼 칠러도 엑스레이 특수검사를 거친다.

공기가 새는지 확인하는 진공누설검사시스템과 헬륨누설검사 과정도 있다. 칠러에 연결된 파이프에서 물이 새는지 검사하는 수압검사 또한 실시된다.

성능 테스트도 필요하다. 이는 칠러의 냉방 성능이 제대로 구현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LG전자 칠러사업장은 최대 3만평 규모를 냉방할 수 있는 초대형 칠러까지도 성능을 검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6개의 시운전 설비도 구축했다.

성능 테스트를 통과한 칠러는 미국냉난방공조협회(AHRI)를 비롯한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여러 국제 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는다.

정진희 LG전자 칠러선행연구팀장 수석연구위원(부사장)은 "평택공장은 칠러 개발과 생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며 "오차율 0%를 추구하면서 세계 칠러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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