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푸시맨'이었던 스마트폰, AI에 대한 기대 2017.04.13 06:00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사용자 관점의 UX가 되기를 희망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들은 안전선 밖으로 물러나주셔야겠지만, 그게 될 리가 없는 것이다. 승객들은 모두 전철을 타야 하고, 전철엔 이미 탈 자리가 없다. 타지 않으면, 늦는다. 신체의 안전선은 이곳이지만, 삶의 안전선은 전철 속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곳을 택하겠는가- 박민규,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카스테라)] 中에서

전철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지옥철'이라고 부른다. 사람이 많이 타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전철이 와도 타지 못할 정도다. 지금도 사실 그런 시간대와 역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을 전철에 탈 수 있게 밖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했던 도우미가 ‘푸시맨’이다. 상상 속 직업이 아니라 실제로 있던 직업군이다.

굳이 지금 오는 전철을 푸시맨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탔어야 했을까. 물론이다.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전철을 타지 않으면 지각이 불 보듯 뻔하니 말이다. 지각을 하면 눈치를 봐야 하고, 상사의 질책을 받을 수도 있다. 심하면 인사고과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소설 속에서도 몇 번의 전철을 놓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여성이 푸시맨의 도움으로 어렵게 전철에 오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초기 스마트폰은 유용한 도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이 발전할수록 '주객전도'현상이 나타났다. 사용자들이 편하려고 만든 도구가 오히려 사용자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하드웨어는 날로 발전했지만 사용자들은 이를 제대로 이용하기에 시간이 모자랐다.

초기 사용자 중심의 스마트폰 설계는 제조사간의 하드웨어 경쟁으로 변질됐다. '최고, 최초, 최상'이 그들의 슬로건이었다. 누가 더 혁신적이고, 누가 더 빠르고, 누가 더 막강한지가 중요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기능들이 추가되고, 유용하지 않은 부품들도 추가되면서 가격은 계속해서 오름세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제조업체가 내민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했다. 이번에 전철을 타지 않으면 지각할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제조업체는 푸시맨이었다. 얼리어답터들은 일찌감치 종점 가까이에서 전철을 탔기 때문에 앉아서 편하게 스마트폰을 두드리며 목적지까지 갈지 모르겠으나 일반 사용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스마트폰과 사용자간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최상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하더라도 100%의 성능과 기능을 활용하기 어려웠다. 획기적인 사용자경험(UX)을 탑재한 제품일지라도 여기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익숙해지면 또 다른 기술이 접목됐다. 스마트폰을 배워야 하는 시기가 온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공지능(AI)의 도입이 반갑게 느껴진다. 현재 구현되고 있는 음성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은 스마트폰과 사용자의 기술적인 간극을 좁히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 항상 강조하는 최고의 UX는 사용자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도 손쉽게 쓸 수 있는, 사용자가 기술을 몰라도 쓰는데 불편함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정 앱을 열고 그 앱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이를 다시 가공할 필요없이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찍은 사진을 보내줘"라고 얘기하면 끝이다.

인공지능 플랫폼이 특정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쓰이기 않기를 바란다. 되도록 그간 벌어졌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걸음마를 땠다. 현재보다 더 나은 UX를 창출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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