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지각변동 예고…시장 양극화 우려도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리니지M'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면는 가운데, 대형 게임사 위주의 시장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대작 온라인 게임 지식재산권(IP) 중심의 흥행 공식이 굳어지면서 신규 오리지널 게임이 성공할 수 있는 문은 한층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른바 '승자 독식' 구조가 국내 시장에 온전히 뿌리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개발한 '리니지M'은 19년간 국내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린 온라인 게임 '리니지' IP를 활용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출시 전 주요 검색 포털 검색어 1위를 독차지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 21일 자정을 기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M'은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무료 게임 순위와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며 기대작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일정 기간이 지나야 반영되는 구글플레이의 경우 아직까지 순위가 매겨지지는 않았으나 수위권에 올랐다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름값한 '리니지M' 승자독식 재현하나

이처럼 '리니지M'의 흥행 돌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게임업계에서는 대형 게임사 위주로 재편된 시장 구조가 한층 굳건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등장한 인기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 게임에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현 시장구조상, 신규 IP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더욱 요원해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찍이 게임업계는 작년 말 출시된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인해 '승자 독식'의 파급력을 경험한 바 있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2' IP를 활용해 기대를 모은 이 게임은 출시 첫 달에만 2천60억원이라는 막대한 액수를 벌어들이며 주목받은 히트작이다.

문제는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 이후 2위 이하 게임들의 평균 매출이 썰물 빠지듯 하락했다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에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이 쏠리면서 기존 게임들의 매출에 타격을 받는 '누수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사전예약자만 550만명이 넘게 몰린 '리니지M'은 '리니지2 레볼루션'보다 한층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게임사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시장 패권을 놓고 다투는 와중에 중소 모바일 게임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말그대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국내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리니지M'의 성과를 지켜보며 신작 출시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IP 쏠림 현상 심화

'리니지M'의 흥행은 신규 IP 위주의 게임을 개발하는 흐름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정 이상의 흥행이 담보된 온라인 게임 기반 IP 위주로 신작 흐름이 재편되면서 이 같은 IP를 확보하지 못한 게임사의 경우 시장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구글플레이 월간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은 970종에 이르렀으나 이중 일매출 1억원 이상 올린 신작은 '루디엘' 1종에 불과했다. 유수 IP 없이는 이미 공고한 입지를 다진 IP 기반 흥행작들에 밀려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M'의 흥행은 '리니지' IP가 가진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라며 "이제 IP가 게임 흥행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IP 없는 게임의 마케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