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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수]한국형 게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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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지난주 국산 온라인 게임 '창세기전4'의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다. 지난해 3월말 공개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여 만의 일이다. 1995년 첫 작품이 나온 이후 20년 넘게 장수하던 유명 게임의 명맥이 끊길 상황에 처했지만 게이머들의 반응은 차갑기 이를 데 없었다. 조롱하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처음 보는 낯선 반응은 아니었다. 지난해 7월 '서든어택2'가 출시 23일 만에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을 당시에도 게이머들은 아쉬움 대신 '당연한 결과'라는 악평을 내놓았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일인칭슈팅(FPS) 게임의 후속작이라는 후광 효과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미 눈높이가 높아질대로 높아진 이용자들은 더 이상 헐벗은 여성 캐릭터에는 열광하지 않았다.

게임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똑똑해진 게이머들은 수준 낮은 게임은 걸러내는 단계에 이르렀다. 작년 말부터 우리 사회를 관통하기 시작한 '헬조선' '개돼지' 등의 키워드는 게임 세상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이용자들은 조악한 게임성에 과금만 교묘히 유도하는 이른바 '한국형' 게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곳곳에서 선언하고 있다.

더욱 심상치 않은 변화는 새로 나오는 한국형 게임들이 기대를 받는 대신,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작이 출시되면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게임의 장점 대신 단점을 경쟁적으로 부각시키고 평가절하한다. 한국 게임은 이들에게 '놀림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게임사들이 달라지지 않으면 한국 게임을 바라보는 이용자의 시선 또한 그대로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게임을 만드는 기획 방향은 물론 0.1% 미만의 확률에만 의존하는 수익화 방식도 보다 합리적이면서 이용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달라져야 한다. 한국에서도 '갓게임'이라 평가받는 작품이 나와야 뿌리 깊게 내린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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