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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뽑은 아프리카TV, 벨 것인가 베일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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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신규 정책 이어 3대 추가정책 발표…1인미디어 생태계 재정비

[성상훈기자] '대도서관, 윰댕, 양띵, 밴쯔, 풍월량, 홍방장, 똘킹…'

지난 10월 국내 톱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이 아프리카TV 탈퇴 선언을 한 이후 두달이 지났고 그사이 스타급 방송자키(BJ)들이 연이어 아프리카TV를 떠났다. 앞서 언급한 7명만 해도 그들의 '애청자' 수를 다 합치면 345만2천명에 달한다.

이는 단순 계산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만한 시청자가 다 떠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상징적인 의미는 컸다. 이들 외에도 많은 BJ들이 아프리카TV 탈퇴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인지 지난 두달간 아프리카TV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날카로워졌다. 지난 10월 아프리카TV는 5개 약속을 담은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지만 BJ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일부 BJ는 '조삼모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아프리카TV를 질타하기도 했다.

급기야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 15일 개최된 2016 아프리카TV BJ 대상에서 '다시보기(VOD) 광고 수익 배분', '오픈 스튜디오', '오리지널 콘텐츠' 정책을 새롭게 꺼내들었다.

반응은 즉시 나왔다. 서 대표가 VOD 광고 수익 정책을 발표 하는 순간 행사장은 박수와 환호로 가득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VOD에 대한 광고 수익은 BJ들에게 전혀 배분되지 않았다. 인기 BJ들에게는 가변성이 큰 별풍선 외에 안정적인 수익원이 마련된 것이고, 그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드는데 있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앞서 아프리카TV는 BJ들을 위한 ▲일반BJ 동시송출 제한 해제 ▲상업방송 호스팅 비용 폐지 ▲모든 BJ들에게 고화질 무료 제공 ▲신입 BJ 별풍선 수익 전액 개방 ▲콘텐츠 제작 비용 지원 등 다섯가지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BJ들은 아프리카TV의 새 정책에 선뜻 환영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어느정도 수익을 가져가는 베스트BJ 이상은 여전히 동시 송출이 되지 않고, 상업 방송은 '사전심의'를 받다보니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고화질 무료 제공과 신입BJ의 별풍선 수익 개방은 두달째 들어선 지금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지난달 신입 BJ들을 위한 방송 지원금은 약 2억원. 첫 별풍선 수익 1개에서 1만개까지 받은 신입 BJ들은 매달 300명 이상씩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향후 인기 BJ가 될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신규 유입'이라는 하나의 틀은 완성돼가고 있는 셈이다.

오픈 스튜디오 역시 모든 BJ들에게 개방했다. 내년 2월 부산 서면과 홍대에 새로운 오픈 스튜디오를 개방하고 해외 5개(도쿄, LA, 타이페이, 방콕, 홍콩) 지역 스튜디오도 전면 개방한다. 마치 유튜브 스페이스를 연상케 한다.

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그동안 다소 폐쇄적이었던 정책에서 벗어나 외부 제작사, MCN 사업자와의 다양한 협업을 뜻한다. 상호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TV에서만 볼 수 있는 모바일 드라마, 웹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다시 말하면 새롭게 방송을 시작한 이후 인기 BJ가 될 때까지 능력에 따라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나름의 생태계를 재정비한 셈이다.

◆위기의식 팽배, 돌파구 마련 골몰

아프리카TV의 이같은 시도는 최근의 트위치TV, 유튜브의 맹공과도 무관치 않다. 특히 트위치TV는 최근 게임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방송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크레이터' 라는 채널이 신설되면서 문화예술 분야 아티스트, 음악,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영역의 스트리머(BJ에 해당)들이 트위치TV 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지역 트래픽도 매달 상승중이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트래픽은 전년대비 2.5배나 늘었다. 한국어 채널도 평균 400개 수준. 올 초 100개 미만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한 트위치TV의 '도네이션(기부)' 시스템은 원래 페이팔을 통해 이뤄지지만 한국은 '트윕'이라 불리는 써드파티에서 해당 시스템을 제공한다.

트위치TV 한국 도네이션은 전자상거래 시 필요한 최소 수수료 1% 외에 99%의 수익을 스트리머가 가져간다. 아프리카TV가 별풍선 수익의 40%(일반 BJ 기준)의 수익을 가져가는 것도 대비된다.

아프리카TV가 신입 BJ들의 별풍선 수익을 100% 제공하도록 정책을 바꾼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아프리카TV를 떠났던 BJ들이 대거 트위치TV로 이동한 것도 연관이 깊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튜브 역시 신규 스트리밍 수는 계속 늘고 있으며 심지어 카카오까지 다음tv팟과 카카오TV를 통합하고 '광고 수익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내년부터 광고 사업에 더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라이브 커머스에 해당하는 '샵프리카'를 확대 개편할 움직임도 있다.

◆남은 숙제 '이미지 제고'

아프리카TV는 항상 기성세대와 보이지 않는 마찰을 빚어왔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들의 불법행위나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을 여과없이 방송하는 사례도 속속 생겨났다.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까지 아프리카TV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TV는 인터넷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규제'라는 틀에 갇힐 위기에 처하면서 현재도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거듭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10대 20대들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국내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대부분이 아프리카TV를 통해 1인 미디어로 진입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15일 열린 '2016 아프리카TV BJ 대상' 시상식은 최대 동시 시청자 수 21만명을 기록했다. 시상식을 지켜본 누적 시청자 수는 270만명. 여기에 출연한 BJ들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 실제로 300만명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 두달 간의 소회를 '반성'과 '사과'로 대신했고 앞으로는 달라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첫 시작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이후의 행보에 대한 반응은 아직 미지수다.

새로 빼어든 칼이 위기를 벗어날 무기가 될 지, 스스로를 옭죄는 올가미가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1인 미디어 시장에서 개인방송진행자를 '직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 하나만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서 대표는 "스스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여러분의 인생을 '라이브'하길 바란다"며 "BJ 여러분들이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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