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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는 누구?…숙박 O2O 1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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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매출로 증명" vs 여기어때 "이용자 수 1위"

[아이뉴스24 오지영기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숙박 O2O(온·오프라인 연계)기업들 간 1위 공방이 뜨겁다.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매출과 이용자 수 등 각기 다른 기준을 앞세워 1위를 주장하고 펼치고 것.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업계 1위 싸움은 양사의 오프라인 가맹점 진출 사업과 여름 성수기 대목과 맞물려 한층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숙박 O2O 대표 주자인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지난 27일 일제히 여름 성수기 맞이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숙박 할인 쿠폰 제공 등 고객몰이에 나선 것.

야놀자는 여름 성수기 객실 가격 상승을 고려, 숙소 유형에 관계 없이 3회 예약시 3만 원 쿠폰 세트를 무한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어때는 호텔타임과 손잡고 여름 극성수기 기간 제주지역 특급 호텔을 최대 70% 저렴하게 제공하는 프로모션으로 맞불을 놨다.

특히 야놀자는 '국내 1위 숙박 O2O 기업'을, 여기어때는 '국내 1위 종합 숙박 O2O' 문구를 홍보 자료에 담으며 서로 업계 1위를 강조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도 양사 모두 '대한민국 1등 종합숙박앱'이라 표기해놓은 상태다.

◆야놀자 "매출 1위" vs 여기어때 "이용자 수 1위"

양사가 모두 업계 1위를 주장하는 것은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O2O 서비스의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는 다양하지만, 서로 자사가 우위에 있는 지표를 앞세워 1위 주장을 하고있는 셈이다.

야놀자는 매출과 누적 다운로드 수 등을 근거로 1위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기어때는 월간 순 이용자 수(MAU), 제휴점 수, 거래액 등을 1등 기준으로 강조하고 있다.

양사 모두 실제 거래를 많이 유발하는 서비스가 1위라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야놀자는 매출이 거래액을 증명한다는 논리로, 여기어때는 이용자가 많을수록 실 거래가 많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는 것.

실제로 매출 부문에서는 야놀자가 앞서고 있다. 야놀자의 지난해 매출은 684억 원으로 전년대비 86.3% 성장했다. 여기어때 역시 서비스 첫해인 2015년 8천만 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246억 원으로 급증했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는 야놀자의 36% 선에 그치고 있는 셈.

반면 월간 순 이용자 수(MAU)는 여기어때가 앞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MAU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MAU는 야놀자가 55만여 명, 여기어때가 93만여 명으로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27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여기어때는 지난달 기준 사용자 81만 명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양사는 상대가 제시하는 1위 지표가 객관적이지 못하거나 설득력이 없다며 깎아내리고 있다.

야놀자는 여기어때가 내세운 MAU는 캐시슬라이드와 같은 리워드 앱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 1위의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앱 방문 이용자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놀자 관계자는 "MAU는 눈속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허수라는 게 증명됐고, 어느 업종에서도 활용하지 않는 툴"이라며 "야놀자는 1위 사업자로서 실제 제휴점들과 고객을 위한 혜택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어때 역시 야놀자의 매출이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오프라인 매출을 합산한 지표여서, O2O 1위를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누적 다운로드 수 역시 서비스 출시 시점이 달라 비교 지표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야놀자도 한때 MAU 1위를 근거로 1위를 주장하다, 이제는 이를 객관적 지표로 인정하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야놀자는 지난해 1월 닐슨코리안클릭의 '2015년 MAU 평균 데이터'를 근거로 숙박 O2O 기업 중 압도적 1위라 홍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의 데이터 상에서 여기어때의 MAU가 야놀자에 2배 이상으로 나타나는데 무슨 근거로 1위라 하는지 모르겠다"며 "O2O 시장에서 매출을 근거로 1등이라고 얘기하는 사업자는 야놀자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확한 1위 기준 없어…"외부에서 보기 나름"

이 같은 공방이 계속되고 있지만 1위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게 O2O 업계의 평가다. 다만 다른 배달·부동산 O2O 등 대표 서비스들은 이미 확연한 격차로 1강 2중, 1강 1중 1약 등 시장 순위 다툼이 일단락 된 상태.

업계 관계자는 "닐슨코리안클릭은 업계가 인정하는 지표이나, 무엇이 1위 근거로 가장 중요한지는 업종마다 다른 게 사실"이라며 "기준을 정하기 힘들어, 외부에서 평가하기 나름"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장마다 기준은 다르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충성도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는 차이가 있고, 고객들도 하나의 앱을 쓰기보다 여러 앱을 동시에 쓰는데 1위 경쟁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의 명확한 판단 기준도 없고, 이를 규정해주는 주체도 없어 이 같은 소모적인 논란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O2O 서비스에 대해 1위 사업자를 조사, 이를 근거로 개인 정보 보호 조치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이 결과에 따라 1위 사업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1위 사업자는 일단 앱 다운로드 수로 선정했다"며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업체가 있을 수 있고, 이미 조사를 받는 업체도 있어 (1위 판단에 따른)선정 대상은 조사가 끝난 후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나타나는 앱 다운로드 수는 500만, 1천만 등의 큰 범위에서만 표기돼, 양사가 자체적으로 측정한 다운로드 수 역시 객관적 비교 지표로 보기 힘든 상태다.

◆1위 다툼 왜? …'이용자·제휴점 확보' 포석

명확한 기준이 없는데도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1위 공방을 이어가는 이유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제휴점 확보를 위한 신경전으로 풀이된다.

가령 현재 온라인에 등록된 모텔은 전국 3만 개의 모텔 중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양사가 모텔뿐 아니라 호텔, 펜션 등 다양한 숙박 유형에 진출해있는 만큼, 여전히 잠재 고객이 큰 셈이다.

또, 앱 이용 특성상 고객의 충성도가 높지 않고, 여러 앱을 다운로드해 비교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의 앱에 정착하는 O2O 고객들의 특성도 1위라는 업계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제휴점 역시 마찬가지. 제휴점은 광고비 절약을 위해 사용자가 많고 거래가 활발한 1위 업체를 선호한다. 기업시장(B2B_에서도 '1위'타이틀이 중요한 이유다.

양사 모두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적극 진출 중인 상황에서 가맹점주 유치 차원에서라도 1위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초창기 이용자 확보 및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1위 선점은 중요하다"며 "(이용자든 제휴점이든) 대중들의 시선은 1위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양사가 1위 다툼을 벌이며 프로모션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소비자에게는 이익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지난 한 달 간 야놀자는 전국 인기호텔 할인, 주말여행객 숙소 할인 등 10개 내외의 이벤트를 진행했고, 여기어때 역시 추첨을 통한 숙박 쿠폰 발급, 휴가 기간 숙소 할인 등 5개 내외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는 것이 좋다"며 "치열한 1위 경쟁은 이용자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지영기자 comeon01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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