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인터넷에 대한 지배권을 일정 부분 내려놨다. 특정 국가가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국제 여론에 밀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30일(현지 시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과의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요국 대표로 구성된 패널 영향력 커질듯
미국 상무부 후원으로 1998년 설립된 ICANN은 지난 11년 동안 주요 정책을 입안할 때 미국 정부에 보고를 해 왔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또 다른 인터넷 강대국들은 미국이 인터넷에 지나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강력 비판해 왔다.
프랑스, 중국, 리비아, 브라질 등은 인터넷 관련 정책은 미국 같은 개별 국가가 아니라 국제연합(UN) 같은 국제기구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은 현 체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에는 자체적인 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협박해 왔다.
미국 정부가 인터넷 주소 정책에 대한 독점적인 관리권을 더 이상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런 국제 여론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ICANN의 인터넷 주소 정책 등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 대신 주요 국가와 시민단체 대표자로 구성된 패널들이 관리하게 됐다.
EU의 정보, 사회 및 미디어 담당 커미셔너인 비비안 레딩은 외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부가 ICANN에 좀 더 많은 자율권을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ICANN과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인터넷 주소 정책 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힘들게 됐다.
하지만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지배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가 2011년까지 DNS의 기술적인 부문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내년 닷에어포트 등 신규 도메인 도입 예정
ICANN은 내년까지 닷에어포트(dot-airport), 닷풋(dot-food) 같은 신규 최상위 도메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닷넷 같은 최상위 도메인에 비영어권 도메인을 도입하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표면적으로나마 ICANN에 자율권을 부여하기로 함에 따라 이런 작업들이 상당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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