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월 국회에서 좌절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에 정부가 직접 나섰기 때문이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지주사에 대한 산업자본의 출자지분을 현행 4%에서 1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지주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고, 이번 주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금융주에 대한 긍정적 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수혜주들도 거론되고 있다.
◆호재 되기에는 다소 약해
일단 금융지주회사법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논의가 되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될 만한 파워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HMC투자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당장 산업자본의 금융지주사 진출로 이어지기보다는 금산분리의 완화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좋겠다"며 "주식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이미 시장에서 다 알고 있는 뉴스인 만큼 결정적인 역할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신규광 연구원도 "(금융주의) 수급적인 요인에 플러스적 작용을 하겠지만, 이미 나온지 한참 된 이야기"라며 "악재는 아니지만, 이미 호재가 나와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통과라는 불확실성이 있어 그동안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만큼, 어느 정도 긍정적인 역할은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주가가 (이 호재로 인해)많이 오른 것은 아니고, 등락을 반복했으므로 다소 (주가에)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성병수 연구원은 "10%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추가 확대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법이 통과되면 기대감이 형성될 듯 하다"고 말했다.
◆수혜주는 우리·한국금융
대표 수혜주로는 민영화 중인 우리금융지주가 꼽혔다.
성병수 연구원은 "법안통과시 가장 수혜를 받을 종목은 우리금융지주"라며 "예금보험공사에서 정부 소유 지분 73%를 분산해 민영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 작업 중 금융위기로 인해 주가가 급락, 매각 작업을 담당한 예보가 정부 소유 우리금융 지분 73%를 매각하는 데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산업자본의 참여로 인해 민영화 작업이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경회 연구원도 "수혜주가 애매하지만, 민영화중인 우리금융지주와 산업은행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광 연구원은 "금융지주회사법 통과로 인해 금융투자회사나 보험사가 지주회사로 전환될 유인이 많아진다"며 금융투자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인 한국금융지주를 대표 수혜주로 들었다.
또 삼성, 현대 등 지주사로 아직 전환되지 않은 보험사들도 향후 보험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걸림돌은 '국회'
그러나 여야간의 대립으로 국회 일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될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금융지주회사법과 짝을 이루는 은행법 개정안이 오는 10월 10일부터 시행되므로, 이 개정안과 함께 시행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9월 정기국회까지 미뤄지면 사실상 법안 통과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다가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이 지난번 4월 국회에서 부결된 개정안보다 산업자본의 참여를 더욱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어(산업자본의 금융지주 지분 투자 9%→10%, PEF에 대한 대기업집단 투자 총합계 36%→40%), 다시 부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야당에대한 협상력을 확보하기위해 일부러 허용 지분율을 더 높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성병수 연구원은 "몇 달 전 임시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은행법만 통과되고 지주회사법은 부결됐다"며 "이번에도 여야대립이 심해, 의사일정이 원활치 못할 것으로 보여 (통과는) 장담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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