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당권을 거머쥘 새 대표에 대한 관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권에 도전한 여섯 명의 후보들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정견발표를 통해 저마다 자신이 내년 위기의 당을 이끌 최적의 대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대의원 6천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은 각각 7분씩의 정견 발표를 갖고, 막판 표심을 끌어 모으느라 온 힘을 쏟았다.
이번 전대는 친이계주자인 박희태 후보와 친박계 허태열 후보, 무계파를 내세운 정몽준 후보간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 이날 박 후보와 허 후보는 자신이 소통과 화합의 적임자임을 적극 내세웠고, 정 후보는 '무계파'를 내세우며 막판 표심 흔들기에 나섰다.
기호 2번 친박계주자인 박희태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를 통해 "민심(民心)이 바로 청심(靑心)이 되는 국민위주의 정치를 펼쳐 보이겠다"며 화합과 소통의 대표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여당다운 여당이 되려면 현장으로 나가 현장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국민의 소리가 청와대에 바로 통할 수 있는 소통의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자신이 '화합'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당이 급하게 해야 할 일은 화합"이라며 운을 뗀 그는 "남들이 저에게 '화합 체질'이라고 말을 하는데 말로 해서 믿지 않는다"며 "저는 이명박계나, 박근혜계를 모두다 당내에서 사리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당에서 아름다운 화음이 들리도록 하겠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정다운 오누이처럼 둘이서 다정하게 손잡고 국정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화합의 진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자신이 고령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70대 처칠을 임명해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다"며 노련함이 무기임을 내세웠다. 또 "처칠은 승리하면서 승리의 'V'자를 치켜세웠다"며 "이 승리는 박희태 2번의 기호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기호 4번, 친박계 대표로 나선 허태열 후보도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내세웠다. 특히 허 후보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신뢰회복을 위해 '가교' 역할에 나서겠다고 표심을 흔들었다.
허 후보는 "이 대통령이 일찍이 국민 앞에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약속 한 바 있어 저는 이 약속이 반드시 지켜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이명박-박근혜)이 두분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후보 중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허 후보는 이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으로 하여금 민심의 바다에서 항상 깨어있는 불침번이 돼 이 대통령과 정부가 옳은 길을 가도록 인도하고 끊임없이 채찍질 하겠다"며 "다시는 '강부자 내각'과 '쇠고기 파동'이 터지지 않도록 단도리 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대의원들의 '박심(朴心)'을 파고들었다. 그는 "맥아더 장군은 한국의 이름 없는 이등병이 나라를 지키는 애국심과 희생정신에 감동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결심했다"며 "당을 위기에서 구해낸 박 전 대표가 이등병 아니냐"고 표심을 자극했다.
기호 7번 정몽준 후보는 정견발표 첫머리부터 '버스요금 70원'에 발언 파문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는 "마을버스 탔을 때 냈던 700원이라는 기억이 입으로는 어째 70원이라고 나왔다"고 해명한 뒤 "버스 값 잘 몰았다"며 "참으로 송구스럽고 속상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당권경쟁이 '친이-친박' 대결로 치닫고 있는 점을 의식해 "지역주의, 계파, 네거티브, 반목과 갈등 다 내버리자"며 "저 정몽준은 친이도 친박도 아니 어떤 계파도 없다"고 양 계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오로지 대의원 여러분만을 믿고 이 자리에 순진하게 서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정의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깬 데 대해 "노 후보는 시장경제, 한미동맹 등 모든 것을 부정하는 정치인이었고, 그의 사전에는 '부정문'밖에 없었다"며 "'긍정의 힘'으로 다가갔던 저의 정치실험은 '노무현 후보의 증오' '노무현 후보의 거짓말'에 산산조각 났다"고 술회했다.
한편 이날 후보간 정견발표는 기호 5번 박순자, 기호 2번 박희태, 기호 3번 공성진, 기호 5번 허태열, 기호 6번 김성조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기호 1번 진영 후보는 중도사퇴 해 연단에 오르지 않았다.
/민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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