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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정치권 "촛불집회, 수그러들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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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재협상이라는 근본 해결 있어야" 지적

촛불집회가 한달여 지속되면서 그 세력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처음 여고생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에서 시작했으나 20대, 30대들이 참여하면서 그 여파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청광장은 이제 수십만의 시민들이 모여 다양한 문화행사와 거리시위를 하고 있고,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불만을 넘어서 대운하, 수돗물 민영화, 교육정책 등 다양한 정부 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6.10 항쟁 21주기를 맞아 전국적으로 100만의 시민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이번 정국 최대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더구나 상당수의 인사들은 이번 촛불집회가 10일에 최고조에 이르고 나서도 이후 급속히 수그러들 가능성은 적다고 예측하고 있어 이명박 정부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보수인사들이 잇따라 촛불집회를 부정하는 말을 쏟아내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종교계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쇠고기 재협상이 없음을 분명히 해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편, 미국과의 쇠고기 협약이 광우병 최대 발생국가인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쇠고기 개방압력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경향신문의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최근 OIE(국제수역사무국)의 결정에 따라 미국과 동등한 광우병 위험 통제국의 지위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맺은 쇠고기 협정이 그대로 발효될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 쇠고기 수출이 금지돼 있는 유럽 국가들도 한국에 대해 시장을 개방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관계자는 "일단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OIE의 결정에 따라 미국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과의 협상의 근거가 OIE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면 유럽국가들과의 쇠고기 협정을 거부하기 어려워진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새로운 사실이 등장하면서 쇠고기 재협정을 주장하는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의 주장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역시 최근 쇠고기 재협상을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재협상 불가의 논리도 약해지고 있다.

◆정부 안일한 인식, 촛불집회 키워

촛불문화제의 열기가 연일 뜨거워지면서 '이명박은 물러가라'와 같은 반정부 구호가 외쳐진지 오래지만, 이명박 정부는 시국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안일한 대응을 해왔다. 이명박 정부 인사들과 보수인사들의 연이은 촛불집회 폄하 발언이 이를 보여준다.

서울 종로 5가 한국기독교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촛불집회가 이제는 정치세력과 이익단체의 개입으로 정치집회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과장과 거짓으로 무장한 세력들에 의해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맹공을 가했다.

추 비서관은 이 기도회에서 "사탄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린다"고 해 촛불집회 참가자들로부터 "우리가 사탄이라는 말이냐"라는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또한, 홍관희 통일교육원장 내정자 역시 7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촛불집회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홍 내정자는 "촛불시위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수만의 시위대가 법을 어기면서 권부의 심장부인 청와대로 몰리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는 것은 경찰청장의 절대적 임무"라고 말했다.

보수인사들은 이에 한술 더 떴다. 촛불집회에 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수인사인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최근 언론인터뷰를 통해 "촛불집회는 순수성을 넘어 완전히 난폭한 폭동 직전에 이르렀다"면서 "미국은 공권력에 대응하면 경찰이 권총을 쏜다"라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또한 "우리 경찰이 이렇게 무력한 지 미처 몰랐다"라며 "위수령을 발동해 군대를 동원, 촛불집회를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권력 핵심부와 보수인사들의 발언에 촛불민심은 분노로 끓어올랐다. 8일 촛불집회에도 참가자들이 '80%의 재협상 요구 국민들이 모두 사탄이라는 말이냐'라는 말을 쏟아냈다.

전국적으로 100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0일 촛불집회에서도 이같은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지만, 국민이 원하는 쇠고기 재협상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치권 '내각 총사퇴해도 촛불 불타오를 것'

정치권에서는 10일을 기점으로 국회 등원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10일 "재협상과 내각 총사퇴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의 성의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면서 "이제는 국회 등원을 논의할 시기"라고 말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쇠고기 정국을 같이 했던 야 3당 공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민주당에서도 국회 등원에 대한 주장들이 점차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10일로 최고조를 맞은 촛불집회가 이후에도 약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눈이 많았다.

당내 재야파인 통합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촛불집회는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된 아무런 진전 사항이 없으므로 현재의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정부가 내놓은 내각 총사퇴나 고유가 대책은 쇠고기 재협상이라는 근본 해결없이는 실효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 역시 "앞으로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그때그때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형식으로 촛불집회가 나타날 것"이라며 "촛불집회에 대해 정부여당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그러들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가 쇠고기 협약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율규제를 강행한다면 촛불집회는 다시 맹렬히 진행될 것"이라면서 "촛불집회는 이후에도 비폭력, 평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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