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도 주문을 통해 죽은 애완견을 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 12일 국내 바이오업체 알앤엘바이오가 미국의 한 고객으로부터 애완견 복제 계약을 첫 수주하면서 본격적인 '애완견 복제'시대 개막의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이는 세계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한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서 미국에서도 개, 고양이, 말, 소 등 동물을 복제해주겠다는 회사들은 많지만 성공사례는 드물어 현재 체세포 보관 등의 일에 그치고 있다.
실제 개 복제 상업화는 지난 1998년에 미국에서 시도된 바 있다. 미 텍사스 A&M 대학과 복제회사(Genetic Savings & clone)와 한 부호의 의뢰를 받아 '미시'라는 개 복제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 그 결과 개 미시는 2002년 안락사됐고, 업체는 없어졌다.
그 뒤 2005년 이병천 교수팀이 복제개 스너피를 탄생시킨 이후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개 복제에 성공한 사례는 없어 이번 계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계약도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시나리오 작가 버넨씨도 이병천 교수의 스너피 복제 소식을 접하고 직접 연락을 취해 이뤄졌다.
지체장애자인 이 여성은 자신을 돌봐온 핏불종 서비스견이 죽자 1년반동안 미국 업체에 체세포를 보관해오던중 인터넷을 통해 이병천 교수의 복제 소식을 접하고 애견 복제를 의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계약이 애완견 복제시대 개막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애견 복제, 성공할까
이에따라 이병천 교수팀은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 버넨씨로부터 체세포를 공수받아 보관상태 및 의뢰한 개와 DNA 일치 여부 등을 확인한 뒤 복제에 들어가게 된다.
복제과정은 체세포를 배양한 뒤 체세포 핵을 개 난자에 핵치환한 뒤 치환된 난자를 대리모견에 이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25일 후 임신이 확인하면 제왕절개로 새끼를 얻어 3개월간 관리하다 몇 마리가 됐든 모두 의뢰인에 보내줄 예정이다.
그러나 애완견 복제에 성공, 본격적인 '애완견 복제' 시대가 열리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 선결 과제도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병천 교수의 최근 발표논문에 따르면 현재 개 복제 성공율은 25% 수준. 대리모견 12마리에 수정란을 이식해 3마리 성공율을 보였다.
수정란 1개를 만들기위해 3마리의 난자제공견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복제견 1마리를 만들기위해 대리모견 4마리를 포함해 최소 7마리의 개가 필요한 셈이다.
이병천 교수는 "실험결과를 감안하면 실제 복제성공율은 15% 전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성공율과 높은 가격에 수요도 많지 않다. 대중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개보다 먼저 복제가 상용화된 고양이의 경우도 사람에게 알러지를 적게 일으키는 고양이처럼 특수한 목적의 복제시장만이 미국에 형성돼있다.
지난달말 서울대 동물병원(원장 윤화영교수)과 함께 동물복제 클리닉을 설립하고 애완견 복제의 마케팅 및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알앤엘바이오도 아직 애완견보다 특수견 복제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라정찬 대표는 "순전히 애완용만 있는 고양이와 달리 개는 마약 및 화학물질 탐지목적의 특수견, 신약개발 질병모델로서 목적성이 크다"며 "미국은 9.11사태 이후 특수목적견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선발 및 훈련에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 복제가 경제적인 특수견에 비해 애완견은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공급능력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서울대 동물병원 클리닉의 인력과 시설은 1년에 20~30마리의 개를 복제할 수 있는 수준.
라 대표는 "수요자가 좀더 쉽게 접근하도록 수율을 높이고 생산원가를 낮춰야할 것"이라며 "복제성공율이 높아질 2010년경엔 현재 15만 달러에서 5만 달러 정도로 비용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복제시 한 개체의 표현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
한 동물복제 전문가는 "복제시 애완동물의 색깔이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어 본래의 복제 목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병천 교수는 "복제동물은 아주 유사할 뿐 똑같은 건 아니다"면서도 "이번에 복제할 개도 무늬 등이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단색일 경우 색도 같고 전체적인 외형도 동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전문인력 및 시설 등 부족한 인프라가 확충돼야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서울대 동물병원 '세포치료 및 동물복제클리닉'은 알앤엘바이오 뿐 아니라 국내외 회사, 개인으로부터 동물의 세포치료 또는 복제 의뢰가 있을때 이를 검토해 수행하기위해 설립됐다.
이병천 교수팀은 과기부 특수동물복제 연구사업으로 시작한 형질전환 개 복제를 올해 내 성공한다는 목표다.
/임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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