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우려하던 유가 100달러 시대가 현실이 됐다. 물가나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고유가는 서브프라임 사태 등 신용경색 우려까지 더해져 글로벌 경기에도 복병이 될 조짐이다. 당장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경기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고유가는 7%대 성장률을 앞세운 새정부의 경제운용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고유가, 물가상승·무역적자 '심상찮다'
실제 최근 고공행진을 보여온 국제유가로 이미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파장이 심상치 않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3.6% 상승 최근 3년래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고유가는 무역수지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지난 12월 무역수지는 4년10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이 332억4천800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5% 이상 늘었지만 수입이 늘어난 탓이다.
12월 수입증가율은 같은기간 24% 증가한 341억1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입이 급증한 것은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유 도입액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까지 고유가로 인해 무역수지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5% 성장률을 자신하던 정부도 최근 이를 4%대로 낮춰 잡는 등 고유가 등 여파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최근 "고유가 등으로 소비자 물가가 3% 대로 상승하는 등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 무역적자에 기업채산성악화, 소비 둔화 등으로 이어질 경우 4%대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4% 성장도 우려, 정부·업계 '촉각'
정부와 업계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국제유가를 예의주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재경부는 "유가상승이 구조적 수급불균형에 기인하고 있어 당분간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유가가 성장·물가·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지표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100달러를 상회하는 현상이 장기화되기는 어렵다"며 "경제규모 등을 감안한 원유집적도가 2차 오일쇼크 당시에 비해 크게 개선, 성장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도 그동안 유가상승에 대응, 에너지효율화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오고 있지만 고공행진을 보이는 고유가로 인한 경기침체 등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IT 자동차 분야는 큰 파장을 피해갈 수 있다하더라도 유가와 연관성이 큰 석유화학 운수업등 관련산업은 원가상승이 우려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 10% 상승시 국내 전산업은 0.76%의 원가 상승압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는 전기전자가 0.17% 반도체가 0.14% 자동차 0.31% 석유화학 3.38% 운수보관 1.39%의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한다.
주요 대기업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유가인상으로 인해 공장가동 비용, 자재비 등에 영향을 미쳐 원가 상승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무엇보다 소비심리 위축에따른 파장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가가 지속적으로 인상될 경우 공장가동 비용과 원자재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제품 가격 상승 등 직접적인 요인보다는 생필품 등의 가격 인상에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제품 구매에 악 영향을 미치는 간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자체적으로 원가 절감 및 에너지 사용 감축 등 대응에 고삐를 죄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충격파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지속적인 유가 상승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원가 절감 및 에너지 사용 감축 등을 전개 했다"며 "원가절감 등 효과를 통해
유가 상승 등 불안요인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가 100달러시대가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수급불균형과 달러 약세는 지속되겠지만 유가급등을 촉발한 투기자금 유입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며 "유가 100달러 시대가 계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에 대비, 인플레 등에 대한 대응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유가가 경제에 분명한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교통세 인하로 물가상승 억제와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 방지가 필요하다"며 " 특히 공공요금 및 임금 인상도 합리적으로 추진해 물가상승 압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종민기자 [email protected] 명진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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