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자, 정부부처 장관을 거쳐 경제계의 밑바닥이라 할 벤처업계로 돌아온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이트 대표가 선진 벤처캐피털(VC)의 전형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벤처캐피털 회사를 설립한지 불과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창업자로, '벤처 거품기' 등 풍랑을 버티며 30여년을 지낸 벤처캐피털 업계의 모범이 되겠다는 말이 지나친 포부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기업을 경영해본 경험과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에 쌓은 해외 IT 관련 네트워크, 다국적 벤처캐피털 출신의 인재 확보, 국내 벤처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해보면 허황된 말이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
웹2.0 업체 올라웍스에 대한 첫 투자와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해 진 대표와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라웍스 투자, 향후 스카이레이크의 방향성 보여줄 것"

-처음 투자대상이 된 올라웍스는 어떤 회사인가
"인기 커뮤니티 서비스 싸이월드를 이용해보면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자기 사진조차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 투자를 한 올라웍스의 얼굴인식기술은 이용자제작콘텐츠(UCC)가 대세를 이루는 웹 세상에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고 본다. 구글과 같은 텍스트(글자) 기반의 검색서비스와 달리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얼굴인식기술은 실생활과 인터넷 커뮤니티 형성에 있어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올라웍스에 투자를 하게 된 계기는
"우리 회사 최승우 부사장을 비롯해 다양한 인연이 올라웍스와 연결되면서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올라웍스가 웹2.0 업체이니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냐는 질문이 많은데, 꼭 그렇진 않다. IT 기반의 다양한 기술·서비스 기업에 대해 투자를 모색할 것이다.
한 가지 기준이 있다면 회사 이름에 들어가 있는 '인큐베이트'라는 단어에 걸맞게 초기단계 기업을 발굴해 육성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스카이레이크 인력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업·경영 면에서 지원을 한다면 초기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의 높은 위험을 낮추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올라웍스의 가치는 어느 정도로 보는지.
"이제 설립된 지 1년이 된 기업이니 만큼 아직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나 일본의 관련 기술업체와 비교했을 때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향후 성장의 정도는 가입자 유치, 광고, 디지털 기기들과 결합 등 면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올라웍스는 자체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회사라는 점에서 기존에 구글 등에 인수된 벤처기업들보다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른 시점이지만 투자금 회수는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국내 창업투자회사처럼 기업공개(IPO)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외 대기업에 의한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의 회수를 고려해 보겠다."
◆"벤처생태계 건전성 높이는 VC 될 것"
-앞으로도 초기단계 기업에만 투자할 계획인가.
"자금유치가 어려운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벤처캐피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마땅히 해줘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레이크는 계속해서 초기 벤처를 발굴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단 중·후기 단계 벤처에 대한 투자도 배제하지 않으려고 한다. 벤처기업들이 설립 이후 7년 정도 지나면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추가자금도 유치해야 하고, 전략적 파트너와 M&A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투자 및 상담 등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역시 도움을 주려고 한다."
-단순한 자금투입이 아닌 '스마트머니' 역할이 국내 벤처캐피털에 요구되고 있는데.
"옳은 말이다. 이번에 투자한 올라웍스에 3명의 임원과 1명의 최고재무관리자(CFO)를 투입해 사업 전반에 걸쳐 도움을 주려고 한다. 정통부 장관을 하면서 해외 장·차관을 150여 차례 만났다. 본인을 포함해 스카이레이크 인력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올라웍스가 15~16개 해외기업과 제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향후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이러한 역할을 함으로써 성장을 도울 것이다.
-벤처캐피털로서 스카이레이크가 지닌 역량은.
"스카이레이크는 세계 60여개에 이르는 IT 분야 대기업 및 벤처캐피털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최승우 부사장, 삼성전자 전무 출신의 박상일 부사장 등 경영 및 투자전문가들도 다수 함께 하고 있어 벤처기업 육성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스카이레이크의 투자를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요즘 하루 5~6개 회사가 찾아온다. 단지 성장을 위한 돈을 필요로 해서 찾아오는 기업들은 숫자도 많거니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기술력이 있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의지가 있는 이들을 지원하고 싶다."
◆"정치 no! 경제가 적성에 딱 맞아"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포부는.
"대기업 경영과 정통부 장관 일을 하면서 실리콘밸리에 자주 가보니 국내 벤처생태계에서 크게 부족한 게 벤처캐피털의 기능이라 느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특정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일은 불가능했고, 전체적으로 지원을 하니까 '잡초'만 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직을 그만두면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대기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재의 우리 경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들을 발굴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벤처생태계에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선거철을 맞아 정계 쪽에서 '러브콜'은 없는지.
"정부부처 장관으로서 간접적으로 정치에 잠깐 참여했지만, 본인이 지금까지 몸담아 온 것은 기업이다. 회사 앞에 콩나물국밥집이 있는데 참 맛이 좋다. 오고가는 기업인들과 같이 식사하고 얘기를 나누는 일이 즐겁다.
벤처 분야의 일을 잠깐 해보니 적성에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벤처산업을 육성해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하는데 계속해서 기여하고 싶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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