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정부가 연내 도입을 예고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가 3개월여를 남겨두고도 구체적인 설계안이나 공청회 일정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GW급 데이터센터를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kWh당 1원만 달라져도 연간 비용 차이가 87억6000만원에 달해 투자 판단을 위한 구체적인 요금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는 현재까지 적용 대상 용량 기준과 할인 구조, 적용 기간 등 구체적인 조건이 공개되지 않았다. 설계안 공개와 공청회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지난 6월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지역별 전기요금제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8월 4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도 연내 도입 방침을 재확인했다.
같은 자리에서 예고된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구체적인 설계안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달 26일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남부권 산업용 요금을 kWh당 최대 18원 낮추고 세부 권역 확정과 고시·약관 개정을 거쳐 연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는 구체적인 추진 일정이 나오지 않으면서 연내 도입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여로 줄었다.
정부는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민간 투자 1000조원 이상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조 의원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전력 비용을 예측할 수 있는 요금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24시간 대량으로 사용하지만 제조업과 달리 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요금을 적용받는다. 일반용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28.47원에서 지난해 말 172.99원으로 4년간 35% 올랐다.
전력 사용 규모가 큰 만큼 요금 차이에 따른 비용도 크다. 1GW는 100만kW로 연간 8760시간 상시 가동한다고 가정하면 전력사용량은 87억6000만kWh다. kWh당 1원 차이는 연간 87억6000만원, 15년간 1314억원이다. 10원 차이면 연간 876억원, 15년간 1조3140억원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빅테크는 아시아 각국의 전력 단가와 공급 조건, 세제 혜택 등을 비교해 데이터센터 입지를 결정한다. 조 의원은 전용요금제의 요금 수준과 적용 조건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에 중요한 요소라고 봤다.
전용요금제 소관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전이다. 조 의원은 18.4GW 규모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요금 설계 논의에서 빠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의원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요금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없이 투자비만 1000조원이 넘는 빅테크 유치를 논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아시아 거점을 대한민국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요금 수준으로 전용요금제를 설계해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