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말 광주에 온다 합니까."
29일 오전 찾은 광주 북구 첨단 3지구는 붉은 흙을 실어 나르는 덤프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첨단 3지구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팹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같은 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발표됐다.
삼성전자는 광주에 4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 2기를 건설하고,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팹 2기를 조성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정부가 발표한 호남권 반도체 팹 투자 규모는 총 800조원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남은 임기(약 4년) 내에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한창인 첨단3지구…바로 옆 나노산단도 개발 속도
KTX 광주송정역에서 차량으로 약 25분 거리인 첨단3지구에서는 터닦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장에는 임시 침사지가 설치돼 있었고, 굵은 관로를 옮기는 포크레인과 흙을 실은 25톤급 덤프트럭이 분주하게 오갔다.

올해 9월 입주를 앞둔 힐스테이트와 풍경채 아파트는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초등학교와 상가 부지도 함께 조성되고 있었다. 산업단지 내에 학교, 상업시설, 주거지가 복합적으로 배치된다는 설명이다.
첨단3지구는 약 362만㎡(약 110만평) 규모다. 실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용지는 약 15만평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진 장성 나노산업단지(약 155만㎡·47만평)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덤프트럭이 흙을 실어 나르고 있었고 곳곳에서는 부지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첨단3지구와 나노산단을 연계한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다.
첨단 3지구에서 차로 10분 거리 GIST
![광주광역시와 장성군에 걸쳐서 조성돼 있는 광주 첨단 3지구 부지. 부지 평탄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 모습.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27f81d49e4ff1.jpg)
![광주광역시와 장성군에 걸쳐서 조성돼 있는 광주 첨단 3지구 부지. 부지 평탄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 모습.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2b36672c2a4f5.jpg)
첨단3지구에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까지는 약 1㎞ 거리였고, 차량으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나온다.
주변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호남권연구본부 등 국가 연구기관도 자리하고 있었다. 정부청사도 한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웠다. 광주에 생산시설을 둔 미국계 반도체 패키징 기업 '엠코'도 눈에 띄었다.
현지 택시기사는 "고속도로 접근성이 괜찮고 GIST도 가까운 편"이라며 "광주에는 대기업이 많지 않은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오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과 학교, 상가 부지는 대부분 분양이 끝났고 산업용지는 약 15만평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길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군공항 부지는 820만㎡…확장성은 강점
군공항 부지는 규모 면에서 첨단3지구보다 훨씬 넓다.
군공항 부지 613만㎡와 탄약고, 안전지대 등을 포함하면 활용 가능한 면적은 약 820만㎡에 달한다고 한다. 첨단3지구보다 약 2.3배 넓고, 첨단3지구와 장성 나노산업단지를 합친 규모보다도 크다.
현장을 찾았지만 군사시설 특성상 활주로 촬영은 제한됐다. 높은 담장 너머로 김포와 제주 등을 오가는 항공기가 보였고, 공항 바로 옆으로는 국가하천인 영산강이 흐르고 있었다.

![광주광역시와 장성군에 걸쳐서 조성돼 있는 광주 첨단 3지구 부지. 부지 평탄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 모습.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c378d7fe87ae3.jpg)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고, 또 많은 물을 배출한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공장 주변 하천 수질 관리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삼성전자 DS부문의 마스코트 '달수' 역시 수질이 개선된 오산천에 수달 가족이 서식하게 된 것을 계기로 탄생한 캐릭터다.
군공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탄약고를 먼저 이전하면 해당 부지에서 터파기 공사를 시작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공항 이전만 속도를 내면 개발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완지구는 차량으로 20분 정도 거리이고, 첨단지구 역시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며 "군 공항으로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면 도시 발전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재용은 '광주' 언급…최태원은 '서남권' 검토
이번 발표에서 두 회사의 표현은 다소 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력과 용수, 인력 확보 등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며 광주를 직접 언급했다. 삼성은 오는 2040년까지 광주에 반도체 팹 2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은 군공항 부지와 첨단3지구 일대를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정 지역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전력과 용수, 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하는 곳에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고, 회사도 '서남권'을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팹 2기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완공 시점은 알 수 없다.
![광주광역시와 장성군에 걸쳐서 조성돼 있는 광주 첨단 3지구 부지. 부지 평탄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 모습.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eed8573344efa.jpg)
30일에는 서남권 투자 계획의 세부 내용이 공개된다. 정부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앰코코리아의 투자 계획과 정부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투자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기업별 투자 분야와 팹 입지, 착공 시기, 전력·용수 공급 계획 등이 어느 수준까지 공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그동안 첨단3지구와 장성 나노산업단지, 광주 군공항 부지, 해남 솔라시도 등을 후보지로 검토해 왔다.
지역 경제계는 일단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의 광주 투자 소식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이날 환영문을 내고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광주·전남을 포함한 서남권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산업 기반과 기업 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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