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안됐지만 정신없이 지내요. 정말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됐고, 다양한 첨단 IT 경험을 하고 있어 좋아요. 참, 그런데 옷 안 잃어버리게 조심하세요."
부산 ITU에 캐나다 대표로 참가한 대학생 안젤라 밸러리(32)는 싱글벙글이다. 지난 3일 입국 때만 해도 옷가방을 잃어버리고 정신이 아득했지만, 이젠 농담도 서슴없이 할 만큼 기분이 바뀌었다. "친구들이 왜 넌 똑 같은 옷만 입냐고 물어요. 캬캬캬~"
아줌마 대학생 밸러리가 이번 ITU에 참가키로 마음 먹은 것은,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나중에 이런 엄마의 모습을 아들에게 전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분야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데, 나만 너무 소외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취업도 그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밸러리는 와이파이(무선 통신), 네트워크 및 보안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를 졸업하면 캐나다 정부기관에서 IT교육을 통한 인디언 복지 향상과 관계되는 업무를 하고 싶은 것이 꿈이다.
밸러리가 인디언 교육에 관심을두는 것은 캐나다 정부의 원주민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IT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영향이 크다. 함께 참가한 필립 반에버리-알버트(23)도 마찬가지다. 둘은 오타와 소재 윌리스(Willis) 대학에서 비즈니스 및 테크놀로지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1천명의 인디언 출신 IT 리더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산학연이 연계된 지원프로그램 '테크노웨이브(TeKnoWave)'를 실시하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업에서 응용하고, 각종 세미나나 국제 행사에 참가해 견문을 넓히게 된다. 이번 부산 ITU 참가도 그 일환으로 이뤄졌다.
용기를 필요로 했던 밸러리와는 달리 반에버리-알버트는 '소시적'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뜨거웠다. 덥수룩한 텃수염이 실제 나이보다 몇 살은 더 들어보이게 하지만, PDA에 무언가를 끊임없이 입력해대는 그는 분해하고 조립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바로 그런 '류(類)'였다.
이런 성격이 오히려 빛을 발했다. 반에버리-알버트의 부모님은 교육 카운셀링 회사를 운영중인데, 이를 지켜보던 반에버리-알버트가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무상으로 공급했던 것. 그때 부모님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보았다.
"당시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경영에 IT를 접목하면, 또 IT 관련 일을 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졸업하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겁니다. 소수민족이나 인디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IT 프로그램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요."
IT 유스포럼은 정보통신 혁명의 주역이 될 젊은이들을 미리 발굴해 리더십을 기르자는 취지로 2002년 홍콩 행사에서 처음 시작돼 이번이 두번째다. 통신기술과 이에 따른 각종 애플리케이션, 정부 정책, 재정 등의 주제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진행된다.
밸러리와 반에버리-알버트는 포럼에서 'IT 발전이 청소년의 정보습득 향상 및 정보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요지의 에세이를 써내 '대표선수' 자격을 얻었다.
입국 후 부산과학고 방문, 포럼 토론, 각종 리셉션에 참가하는 등 빡빡한 일정에 힘도 들지만 네팔, 호주, 통가, 마셜군도 등 출신도 다양한 친구들을 사귄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 됐다.
"아시아 국가 방문은 우리 둘 다 처음이예요. 떠나기 전까지 더 많은 것을 가슴에 담아 갈 겁니다.(반에버리-알버트)"
"정보통신 강국 정도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도시(부산)가 너무 아름답고, 좋은 추억들을 선물해줬어요. 옷도 좀 사야겠어요, 캬캬캬(밸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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