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한국의 맛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겠습니다."
좀 처럼 모습을 공개하지 않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베트남 호찌민시에 나타났다.
SPC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100호점이자 베트남 1호점인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허 회장은 이날 67년간 이어온 SPC의 맛과 품질, 서비스 정신에 대해 설명하면서 "베트남 글로벌 100호점 개점은 지난 2002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한지 10년 만에 우리의 기술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이제부터 '한국의 맛'으로 세계경영을 실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SPC에게 까오탕점은 남다르다. SPC는 지난 10여년의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SPC벨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올 8월 싱가포르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뒤 인도에도 진출한다.
그만큼 까오탕점은 이전의 매장들과 다르게 운영된다. 우선 매장 위치부터 남다르다.
SPC는 해외 사업 초기에는 한인 상권 중심으로 매장을 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현지 번화가에 점포를 내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소수 한인보다는 현지인들을 상대로 빵을 팔 수 있어야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까오탕점은 베트남 호찌민시 3군 까오탕거리에 위치했다. 이곳은 시간당 유동인구만 1천500~2천명에 달할 정도의 호찌민의 대표적인 번화가이다.
극장, 전자상가, 외국어학원, 상점 등은 물론 매장 건너편에는 베트남 1위 빵집인 '브래드 톡' 본점도 있다. 인근에는 먼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경쟁업체인 뚜레쥬르도 운영 중이다.

"파리바게뜨 씬짜오."(어서오세요. 파리바게뜨입니다.)
약 530㎡(160석) 규모에 2층으로 이뤄진 매장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 현지 직원 5명이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 매장 인테리어는 우리 눈에 익숙한 한국 그대로다. 꽈배기, 팥도넛, 고로케, 낙엽브레드, 치즈파니니 등 익숙한 모양의 빵과 케이크 60여 가지가 한국과 같이 진열돼 있다.
2층에서는 '오픈 키친' 콘셉트로 빵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기존 베트남 베이커리 매장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베트남 커피 '카페다(로부스타 원두로 만든 커피에 설탕을 넣은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은 여느 한국 파리바게뜨 매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매장을 찾은 응우옌민(23)씨는 "가격은 다른 데보다 조금 높은 것 같지만 매장에서 만들어 빵이 신선하고 종류가 많아서 좋다. 특히 TV에서 보던 한국 연예인들이 먹던 빵을 베트남에서도 접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성길 파리바게뜨 베트남 법인장은 "벌써부터 베트남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기존의 베트남 현지 베이커리에는 40종 이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은 3배가 넘는 150여종의 품목을 준비해 기존 베이커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화 전략도 준비 중이다. 베트남인들이 즐겨 먹는 빵인 '반미'를 이용한 샌드위치 세트와 육송, 소시지 등이 들어간 빵 개발해 내놓을 계획이다.
또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활용한 길거리 홍보와 오토바이족의 필수품으로 꼽히는 우비를 오픈기념 사은품으로 준비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까지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5개 매장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 다낭 등 베트남 전 지역에 3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앞서 SPC그룹은 지난달 29일 호찌민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 글로벌 비전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60개국, 3천개 매장, 2조원의 해외매출을 달성해 세계 제과제빵 1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 호치민=정은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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