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종편 특혜가 확인되면 사퇴하겠다. 재산은 순수하게 스스로 모은 것들 뿐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오는 3월25일로 마감되는 1기 방송통신위에 이어 2기 방송통신위 위원장에 내정되면서 후보자 신분으로 이날 청문회에 참석했다.
청문회에서는 첫 인사청문회 당시 '뒤끝'이 남았던 최 위원장의 부동산 투기 및 자녀 불법 재산증여 등의 도덕성 시비 의혹들이 재등장해 여야간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아울러 최 위원장의 3년 임기동안 방송통신위원회 운영에 관한 지도력과 종편 선정 관련 특혜시비 등에 대한 의혹도 함께 제시됐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최 위원장의 자질 부족 및 도덕성 결여를 지적하며 직접적으로 사퇴를 촉구했고, 여당 의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질의시간의 대부분을 최 위원장을 대신해 의혹 해소에 할애하는 등 전력 방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편 특혜면 사퇴한다
청문회에서 야당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 과정이 특혜로 얼룩졌다며 최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이 저돌적으로 추진해 온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선정'과 관련해 '특혜시비'를 제기했다.
장 의원은 "동아일보가 최대주주인 채널A의 주요주주사 두 곳이 이사회 결의를 서류제출일 이후에 뒤늦게 결정하고 공시했는데도 채널A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이는 사전에 공지한 종편 심사기준에도 어긋나는 사안이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않았다는 것은 종편심사가 명백한 부실심사였다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동아일보가 종편에 선정된 것은 위원장이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동아일보에 대한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닌가"라며 다그쳤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 역시 "종편 관련, 편법적인 게 문제가 되면 (사퇴를 포함해) 책임지나"라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종편은 제 책임 하에 이뤄진 것이니 책임지겠다"고 대답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증여세 탈루...위증 공방
최시중 후보자는 그러나 지난 1기 청문회 때 아들에게 준 3천700만원에 대해 증여세 탈루 및 위증 의혹에 대해서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날 야당 측은 최 위원장의 부동산 투기, 장남 병역기피 및 증여세-소득세 탈루 등의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공세를 폈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8년 1차 청문회 당시 최 후보자가 아들에게 3천700만원을 증여한 사실이 없다. 한 푼도 준 적이 없고 (아들과는) 주고 받는 관계라고 대답했지만, 국세청 확인결과 청문회 이후 아들이 증여세를 납부했다"며 "이는 위증일 뿐만 아니라 증여탈세"라고 다그쳤다.
최 위원장은 "부자지간에 주고받는 것을 법률적으로 일일이 기억할 수 있나"라며 "탈세 의사는 추호도 없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잘못된 것이 확인돼 납부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다.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최시장 후보는 본인 명의로 62억760만원, 부인 명의로 12억2861만원 등 총 74억여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과거 언론사 간부 시절 얻은 정보를 활용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재윤 의원은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후보자가 박봉의 기자생활을 통해 분당 서현동, 충남 홍성, 봉하 등 많은 부동산을 매입했다"며 "더욱이 매입 5개월 후 분당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되는 등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로 부동산 투기를 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부분 해소된 의혹을 재차 재기하면서 흠집내기 식 질의를 한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 의원들은 야당이 제기한 의혹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대신 해명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민주당이 제기한 이른바 7대 의혹은 대부분 허위이거나 부정확한 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은 해묵은 도덕성 시비가 아닌 최 위원장의 재임기간 공과와 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야당의 공세가 쏟아지는 가운데 방통위는 부처 정책과 무관한 사안들까지 일일이 해명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면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청문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질타를 받았다. 심지어 여당 의원들도 지적을 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은 "후보자가 나오면 해당 부처에서 대책반을 만들고 하는데, 방통위 뿐만 아니지만 그런 이유로 사조직이라고 지적까지 받는다"며 "청문문화를 바꾸어 가자"고 말했다.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청문법 15조2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전재희 문방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여야 공방 끝에 증인 및 참고인 없이 진행된 이례적인 청문회로 기록됐다.
/강호성기자, 강은성기자,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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