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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대나무 노이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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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국민이 그렇게 무서운가" 반발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딱 그 짝이네!"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불교 의례에 맞춰 제작된 대나무 만장을 금지시킨 소식을 접한 한 조문객의 말이다.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거행될 영결식과 서울광장 노제 때 사용될 만장 2천여개를 대나무로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28일 정부의 금지조치로 모두 PVC로 변경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김종민 장의위원회 행사기획팀장은 이날 봉하마을에 마련된 기자석에서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만약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만장을 대나무가 아닌 PVC로 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지난 27일부터 유족측의 요청에 따라 대나무 만장 2천개를 서울 조사에서 제작해 왔다. 만장 제작에 쓰일 대나무 2천개도 긴급히 공수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만장은 우리 전통 장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정부측이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길 바란다"고 씁쓸해 했다.

지난 16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대전에서 대나무 깃대를 시위도구로 쓴 데 대해 정부는 '죽창시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직접 지난 19일 "죽창시위가 해외에 보도되면서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가 크게 훼손됐다"며 "여전히 과격 폭력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력 처벌을 지시하기도 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노제에 쓰일 대나무 만장이 행사 이후 시위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는 대나무 만장을 금지시킨 셈이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서울광장 봉쇄 조치와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 차벽 설치,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사 반대까지 맞물려 각계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조계종측은 "비단이나 종이에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만장은 장례식 후 모두 태우는 것이 관례인데 이를 PVC에 맨다는 것은 의례에 맞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조문객은 "노 전 대통령께서 편하게 가시려고 하는 데 왜 자꾸 힘들게 하는가"라며 "그렇게 국민들이 무서운가"라고 힐난했다.

/김해=민철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김현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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