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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자대기업, 일본에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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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속 수익성 우수…격차 더 벌려야

세계 전자업계가 지난 2001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이후 최악의 침체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업들이 일본을 뛰어넘는 수익성을 과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00년 초반까지 일본을 벤치마킹하며 한 수 배워왔던 한국 전자대기업들은 최근 일본 경쟁업체들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반면 일본기업들은 TV를 중심으로 한 완제품 경쟁력에서 밀리는가 하면, 엔화 강세 때문에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4일 각사 2008년(일본은 2008회계연도) 실적발표 및 예측 자료를 집계한 결과, 한국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LG 수익성 부각…일본 줄줄이 침체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5조7천억원, 2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순이익 에서도 5조5천억원을 달성했고, LG전자는 4천800억원으로 흑자를 지속했다.

디스플레이 대기업 LG디스플레이(LGD)와 삼성SDI 역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흑자를 이어갔다.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서 삼성전자와 1~2위를 달리고 있는 LGD는 1조7천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원을 상회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단 5일 연간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원대 영업손실과 3조원을 상회하는 순손실로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태.

일본기업들은 오는 3월 마감하는 2008회계연도 연간 실적 예상치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대규모 적자를 예측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기업들과 달리 경기침체기의 최악을 달리는 올해 1분기 실적을 포함해야 하는 상황이나, 한국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도시바는 2008회계연도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역대 최대인 2천800억엔(3일 현재 1엔=15.52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라이벌로 꼽히는 소니와 파나소닉 역시 연간 순손실이 1천500억엔, 3천500억엔에 이를 전망이다. 히타치제작소는 7천억엔의 막대한 순손실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현지 전자대기업 9개사 중 미쯔비시전기와 산요를 제외한 7개사의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신문은 9개사의 2008회계연도 순손실 합계는 IT 거품기를 보낸 지난 2001회계연도의 2조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TV·LCD·메모리반도체 등 먼발치 앞서

국내기업들은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인 반도체와 LCD 산업을 장악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세계 최고 역량은 LCD 및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휴대폰 등 완제품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D램·낸드플래시메모리·LCD 업계는 최근 급격한 시황악화로 일제히 적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세계 1~2위를 차지하는 국내기업들은 점유율을 크게 확대되며, 다가올 호황기 대규모 수익창출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일본 전자기업인 소니는 그간 독자적인 완제품 개발에 치중한 탓에 혁신제품의 부재로 애를 먹고 있다. 소니가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PS) 등에 이어 차별화된 제품으로 적잖은 자금을 투입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대량 양산을 위한 기술과 가격경쟁력의 한계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시바와 샤프는 플래시메모리와 LCD 산업에서 한국을 추격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지만, 양산기술과 원가 및 고객 부문의 경쟁력이 뒤져 고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차세대 제조거점인 300㎜(12인치) 웨이퍼 낸드플래시 공장과 10세대 LCD 라인의 완공 및 가동시기를 연이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LGD 등이 메모리반도체와 LCD 부문의 신설·보완투자를 고수하고 있는 점과 대조를 이룬다.

파나소닉은 공격적인 투자로 PDP 모듈에서 지난해 4분기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PDP가 제품 선호도 면에서 LCD에 크게 밀리면서, 역시 수익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3년 연속 세계 LCD TV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분기마다 2위 소니와 격차를 벌렸다. LG전자는 올해 LCD TV 1천800만대를 팔아, 소니를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소니는 지난해 4분기 LCD TV 사업에서 430억엔의 적자를 냈다. 동시에 연간 판매목표를 1천500만대로 당초보다 200만대로 줄이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서도 노키아에 이어 세계 2~3위로 도약하며 모토롤라, 소니에릭슨 등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소비가전전시회(CES)'에서 차세대 DVD(블루레이) 사업에서도 올해 소니를 제치고 업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일본기업들의 부진은 환율이란 일시적인 요인에도 적잖이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이 시기를 격차를 벌리는데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본에서 엔화 강세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면 현재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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