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국방성금을 걷을 때도 겨우 1%의 직원이 반대했습니다. 그냥 빼앗아가는 겁니다"
설 맞이 공공부문 모금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을 기획재정부 노조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제를 강행할 경우 법적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민혜수 기획재정부 지부장은 15일 '이건 모금이 아니라 징수다'라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의사표현 방식을 일방적으로 바꿔 사실상 모금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하는 사람만 성금을 내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성금을 걷기로 해놓고, 원치 않는 사람이 의사표현을 하면 내지 않도록 하는 '네가티브 방식'을 도입해 사실상 성금 모금을 강요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4급과 5급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사람에게 메일로 회신을 달라고 했고, 3급 이상에게는 의견 조사없이 강제 징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성금 모금 사례를 들어 공공부문의 반강제 성금 모금 실태를 고발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 11월 국방성금을 걷을 때 겨우 1%의 직원이 반대했다"며 "그냥 뺏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했다. 공직사회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고려하면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민 지부장은 더불어 "우리 공무원들은 혹시 (성금을)안 낸다고 했다가 (불이익을) 받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많이 한다"는 말로 조직내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지난 12일 부처 공동 '설 민생 및 물가안정 대책'을 내놨다. 대책 가운데는 공공부문이 합동후원금을 조성해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설 명절 위로금을 전달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약 40억원을 모아 시설당 100만원 정도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방안 발표 후 조직 내에서는 볼멘 소리가, 외부에서는 강제 갹출(醵出)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직사회에서는 수당이 줄고, 임금도 동결돼 실질 소득이 되려 줄어든 상황에서 공무원들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조직 안팎에서 강제 갹출 논란이 일자 재정부는 15일 오후 반론 자료를 냈다. 재정부는 부처내 사례를 들어 "모금이 자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노조 등과의 논의를 거쳐 5급 이상 직원의 경우 공제를 원하지 않으면 불참해도 좋다고 했고, 6급 이하 직원은 희망자만 자필 서명을 받아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국의 반론이 나온지 한 시간만에 재정부 노조는 반강제 성금 징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다음은 노조의 성명서 전문.
<이건 모금이 아니라 징수다>
정부는 제2회 차관회의('09.1.8) 결과에 따라 경기침체의 여파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민간후원금 감소 가능성 등에 따라 소외계층에 대한 추가적 지원을 위해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등에 대하여 '합동후원금' 모금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노동조합에서는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합동후원금의 모금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최근의 저소득, 소외계층의 어려움은 경기침체의 영향 외에도 정부가 SOC 예산은 '08년에 비해 26% 증가한 24.7조원을 편성하면서도 종부세, 법인세 등의 세금감면으로 인해 복지예산이나 지방교부세 등의 실질적 삭감에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며, 저소득,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은 근본적으로 정부와 국회에서 관련 복지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대 반영하여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몇년간 공무원의 실질임금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경제위기 관련 국민적 고통분담 차원에서 정부가 실시한 임금동결도 공무원들은 감수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각 기관에서는 자율적으로 모금한다고 하면서도 '네거티브 모금방식'(모금에 반대하는 직원은 공제 예외)으로 이미 2008.11월과 12월에 각각 국군장병 위문성금과 불우이웃돕기성금을 임금에서 일정비율을 임의로 공제한 바 있으며, 이번에도 각 기관에서는 같은 방식(임금의 0.3% 공제)으로 합동후원금을 임금에서 공제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부의 경우 지난 12월에는 공제하지 않았지만 매월 사회봉사단(730여명)과 사랑의계좌(100여명)로 성금을 내고있다.
일반적으로「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어, 각 기관에서 이미 공제한 각종 성금뿐만 아니라, 금번의 합동후원금을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임금지급의 전액불 원칙에 위배된다.
노동조합에서는 소외계층을 위한 합동후원금의 모금 취지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하지만, 모금방법에 있어서 임금의 임의공제(네가티브 방식)는 향후에도 관련 법령 위반에 따른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번의 합동후원금을 직원들의 네가티브 방식으로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에 반대한다.
만약 노동조합의 의견에 불구하고 직원들의 임금에서 부당하게 공제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모금액 환급요청 및 관계법령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혀둔다. 또 노사가 어제 합의한 전직원 '포지티브' 모금방식을 행정편의로 일방 파기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박연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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