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트리뷴 컴퍼니는 162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언론 그룹이다.
지난 1847년 설립된 트리뷴은 총 12개 신문사와 23개 텔레비전 방송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보유한 신문 중 LA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은 발행부수 면에서 미국 8대 언론사에 속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9월 30일 기준으로 LA타임스는 주중 발행 부수가 73만9천부, 시카고 트리뷴은 54만2천부에 이른다. 트리뷴 측은 자사 매체들이 미국 전역의 80%를 커버한다고 자랑하고 있다.
◆1990년대 초 사상 첫 인터넷신문 선보여
발행인이었던 조셉 메딜은 1871년 시카고 대화재 직후 시장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놨다. 이후 1911년 손자인 조셉 메딜 패터슨과 로버트 맥코믹 등에게 경영권이 넘어갔다. 특히 맥코믹은 WGN과 WGN-TV 등을 설립하면서 라디오와 텔레비전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1983년 상장을 한 트리뷴은 1990년대 들어 공격적인 확장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계열사인 시카고 트리뷴은 1993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신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트리뷴의 확장 정책은 새 천년 개막과 함께 절정에 달했다. 2000년 3월 타임스미러를 인수합병하면서 총 자산이 100억달러를 넘는 대규모 언론 그룹으로 탈바꿈한 것. 타임스미러는 미국 서부지역 최대 일간지로 꼽히는 LA타임스 모회사다.
트리뷴은 타임스미러를 인수하면서 신문, 방송 사업 간의 시너지를 노렸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거세게 불기 시작한 인터넷 바람으로 트리뷴은 큰 타격을 받았다. 상당수 독자들과 광고주들이 인터넷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주주들 사이에서 매각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이런 요구는 특히 타임스 미러 소유주였던 챈들러 가 쪽에서 강하게 일기 시작했다. 결국 챈들러가의 변호사인 윌리엄 스타인하트가 트리뷴 매각을 주도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매각을 호소하는 편지를 투자자들에게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트리뷴을 매입한 것이 바로 현 소유주인 샘 젤이다. 시카고 지역 부동산 재벌인 샘 젤은 LA 지역 투자자들과의 경합 끝에 2007년 12월 트리뷴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샘 젤이 트리뷴을 인수하기 위해 투자한 자금은 3억1천500만달러에 불과했다. 나머지 80억달러는 종업원지주제도를 통해 충당했다.
◆샘 젤 인수 1년 만에 파산보호 신청
샘 젤은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을 인수한 뒤 몸값을 키우는 소위 '역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인물. 당시 그가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종이신문사를 인수하자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전형적인 역투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샘 젤의 뜻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그가 인수한 이후 트리뷴은 두 자릿수 매출 감소세를 거듭하면서 경영 상태가 더 악화된 것이다. 결국 샘 젤은 계열사 중 하나인 뉴스데이를 케이블비전에 매각하고 감면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비 절감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사상 유례 없는 금융 위기에 휘말리면서 거액의 빚으로 회사를 인수했던 샘 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그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구단인 시카고 컵스와 홈 구장인 리글리 필드를 매물로 내놨지만 이 또한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견디다 못한 샘 젤은 파산보호 신청이란 최후의 카드를 빼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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