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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차관의 아리송한 '외환보유액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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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김동수 1차관의 외환보유액 셈법이 아리송하다.

그는 지난 3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더 이상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며 외환보유액도 2천억 달러 수준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5일에는 다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보유액을 풀어 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시적 감소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날 발언대로라면 김 차관은 11월말 현재 2천5억1천만달러까지 줄어든 외환보유액을 2천억달러 수준에서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앞서 3일에도 김 차관의 2천억불 유지 가능 발언은 재정부가 내놓은 공식 입장과 거리가 있어 논란이 일었다. 같은 날 재정부는 "정부와 한은의 외화유동성 공급으로 향후에도 외환보유액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김 차관의 잇따른 보유액 관련 발언들이 시장을 헷갈리게 하고 있는 셈이다.

5일 방송에서 김 차관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중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보유액을 풀어 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보유액으로 돌아오게 되는 만큼 일시적 감소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뒤 이은 발언에서는 다시 "보유액이 2천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수지가 12월까지 흑자를 보일 것이며,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들어오고 외국인의 주식·채권 매도세가 잦아들고 있어 달러 수급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게 근거다.

외환보유고는 마냥 쌓아두자고 모으는 돈은 아니다. 김 차관의 발언대로 필요하면 풀어 급한 불을 끄는 게 옳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내다보는 상황에서 추가 유동성 공급 계획을 가지고 있는 재정부 고위 관료가 산술적으로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차관의 발언은 아마도 일시적인 보유고 감소 뒤 2천억달러 회복을 전제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정성을 극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징성이 큰 발언을 지나치게 가볍게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의 말대로 일시적 감소가 그리 우려할 일이 아니라면 굳이 '줄어든다'와 '유지된다'를 반복해 시장을 불안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박연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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