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과감한 베팅이 증시 한파속에서도 연속적으로 상장 성공기를 써냈다.
지난 19일 마감된 LG파워콤의 일반 공모에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최종 경쟁률은 19.07대1(511만2천270주 청약). 우리사주 및 기관투자자 청약도 100% 완료됐다. 청약증거금도 1천457억원으로 삼강엠앤티에 이어 올해 두번째 대규모였다.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공모가 추락으로 상장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중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기록한 것.
성공 비법은 과감한 공모가 거품 제거 였다. LG파워콤의 공모가격은 5천700원이다. 액면가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 침체 속에 방어주로 통하는 통신기업 주식이 이처럼 저가에 매각된 것은 드문일. 공모가격 자체도 파격적이다. 공모가는 기업의 자존심이기도 한 만큼 쉽사리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물론 LG파워콤이 이같은 가격을 원한 것은 아니다. 예정가격은 8천500원~1만원이었다. 하지만 가격결정의 '키'를 쥔 기관들이 수요예측과정에서 6천원 이하의 가격을 대거 써내면서 이같은 가격이 결정됐다.
다른기업이었다면 상장을 포기할 만한 일이지만 LG파워콤은 과감히 상장에 나섰다.
LG파워콤에 앞서 지난 여름 LG이노텍도 공모가를 과감히 양보하고 상장한 케이스.
LG이노텍의 공모가는 4만500원. 희망 공모가격밴드 5만원~6만원 보다 크게 낮은 가격이다. LG이노텍은 과거에도 상장을 추진했다 무산된 경험을 기억하며 낮은 공모가를 받아들였고 결국 '막차'를 타는데 성공했다.
기관 청약이 미달돼는 사태도 벌어졌지만 워낙 공모가가 낮았던 만큼 증시 급락속에서도 주가는 현재도 공모가 주변을 맴도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증권가에서는 "당시 LG이노텍이 공모가를 받아들이지 않고 연기했다면 추후 상장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한다.
물론 LG그룹이 이처럼 과감한 상장 전략을 짠 데는 나름의 배경이 있다. LG이노텍은 LG마이크론과의 합병이 필요했고 LG파워콤의 한국전력이 보유한 지분을 해결하기 위해 상장이 필수다.
결국 꼭 (MUST) 성사해야한다는 의지가 '저가 세일'이라는 전략을 통해 실현된 셈이다.
이같은 LG의 과감성과 상장 성사에 부러운 시선을 보이는 기업도 있다. SKC&C, 진로, 동양생명 등 상장을 연기하거나 포기한 기업들이다.
이들은 콧대를 높이며 저가에는 상장 못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제는 아예 상장 성사 가능성 자체가 낮아 진 탓이다. LG파워콤의 초저가 공모가가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
/백종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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