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13일 열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진상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여야는 '청문회 무용론'과 '종부세 폐지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공방을 이어갔다.
또 이날 강 장관은 '헌재 접촉 발언'과 관련, 헌재 측에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은 강 장관의 발언을 '실수'라고 강조하면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제수장을 청문회에 붙잡고 있는 것이 국익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청문회 무용론'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의 종부세 폐지 추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기재부 세제실장이 지난 10월 4차례에 걸쳐 헌재 연구원을 만난 이유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여기에 모여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고 청문회의 취지도 종부세 찬반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정부에서 국회에 예산안을 설명하고 법안을 설득하고 하는 것이 국회 권위라든지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지를 묻고 싶고 기재부의 헌재 의견 교환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또 과거 2001년 김대중 정부 당시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위헌 소송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 측이 '헌재 등과 긴밀하게 접촉해서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었음을 공개했다.
같은 당 김재경 의원은 "일부의원들이 기재부가 헌재의 예산편성을 빌미로 판결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지만, 헌재 예산을 보면 인건비 외엔 거의 없어 기재부가 압박할 여지가 없다"며 "또 기재부가 헌재보다 우위에 있을 권한도 없고 헌재 재판이 세제실장 의견에 영향을 받을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주영 의원도 "기재부가 헌재에 서면으로 제출하지 않고 구두로 설명했다고 해도 재판관은 그 의견을 다 판단할 뿐이지 그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헌재 재판관이 9명이 있는데 기재부에서 진정 영향을 주려고 했다면 9명을 다 찾아가서 우리의견대로 해달라고 로비를 해야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강 장관에게 "장관은 당장 G20 재무장관회의에 가서 금융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청문회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자신감 있는 경제장관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강 장관이 (지난 본회의에서)헌재를 접촉해서 종부세 판결에 일부 위헌이 예상된다고 발언했다"며 오늘 헌재 판결이 다행히 사회적 요구에 맞는 의견이 나올 것을 기대하지만, 만약 강 장관의 말대로 일부위헌판결이 날 경우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 의원은 또 강 장관에게 '일부 위헌'이라고 주장한 부분이 '종부세 세대별 합산'이 맞는지를 추궁하면서, 기재부 세제실장이 헌배를 4번이나 방문하면서 압력을 가한 책임은 강 장관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은 "이번 강 장관의 실언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경제실책의 연장선상"이라며 "경제부처 공무원들과 얘기해봤더니 기재부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스 식으로 일을 하는 등 경제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강 장관이 '입법부에서도 헌재의 권위를 감안해 적절한 수위로 조사하는 것이 좋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지금 조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인가"라고 호통을 쳤다.
이 의원은 이어 "기재부는 야당과의 논쟁을 피하고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종부세 위헌소송을 헌재에 제출한 것"이라며 "오늘 헌재에서 일부 위헌판결이 날 경우 국가세입도 줄어들 뿐 아니라 몇 조에 이르는 환급금을 물어내야 하는데 대책이 있는가"라고 추궁했다.
강 장관은 이에 "조세 보편성 등을 감안했을 때 종부세 위헌을 확신한다"며 "선진국에서는 부유세 제도를 시행한 바 있지만 부작용이 많아서 폐지하는 추세고, 종부세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강 장관은 "헌재 재판과 관련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헌재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헌재 측에 공식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오전 청문회 증인으로는 강 장관을 비롯해 윤영선 세제실장, 백운찬 재산소비세제국장이 출석했고, 오후에는 하철용 사무처장과 헌법연구관 2명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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