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기업 공공 정보화 사업 입찰 제한 방안을 두고 관련 업계에서 우려와 환영의 목소리가 뒤섞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의 기업 입찰제한 등을 담은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 방안'을 둘러싸고 관련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경부는 전일 공공정보화 사업의 대기업 참여 하한금액을 현행의 2배 수준인 40억원으로 상향, 대기업의 입찰 제한요건을 강화했다.
대기업 입찰 제한은 지난 2004년부터 실시돼 온 것으로, 최근까지 입찰 제한 규모가 매출 규모에 따라 각각 20억원과 10억원이었으나 오는 2009년 4월부터 각각 40억원과 20억원으로 상향된 것.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된 대기업들은 우려섞인 한숨을 토해내는 한편, 중견-중소 업체들은 '공공부문 입찰에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입찰 제한 하한 기준
| 04년3월 | 06년4월 | 07년9월 | 09년4월 | |
| 매출액 8천억원 이상 | 10억원 이상 | 10억원 이상 | 20억원 이상 | 40억원 이상 |
| 매출액 2천억원~8천억원 미만 | 7억원 이상 | 5억원 이상 | 10억원 이상 | 20억원 이상 |
| 매출액 2천억원 미만 | 5억원 이상 | 상동 | 상동 | 상동 |
◆"섣부른 규제, 시장의 하향평준화 불러와"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소위 '빅3'라 불리는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업체들은 이번 공공 입찰 제한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이 된다.
이들을 포함, 규제 대상이 되는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은 "실력 있는 업체가 살아남는 시장 경쟁의 원리를 훼손해 가면서 약한 업체들에게 강제로 수익을 배분하는 게 산업 부양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중소업체의 경쟁력을 살려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등 이같은 대기업 규제가 업체 부양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실제 중소업체가 정부의 비호 아래 사업을 수주해 쌓은 경험이 과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겠냐는 것이다.
한 대형 IT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실제 공공 정보화 부문에서 40억원 이하 사업을 우리가 수주하지 못한다고 큰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수년간은 우리도 수익성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큰 사업이라도 쉽게 응찰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정부가 '대기업이 밥그릇을 독식해 중소기업이 굶어죽게 생겼으니 이를 나누자'는 식으로만 생각해 섣부르게 기업 규제에 나서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나 사후 관리 및 유지보수 기술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사업을 수주하면서 공공 정보화 부문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IT 서비스 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중소 업체들에게 입찰 기회를 배분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 취지는 좋지만, 자칫 시장 기술 수준이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소업체 '실력' 증명할 기회 확대"
반면 중견-중소 IT 서비스 업체들은 이번 정부의 방안을 환영하고 있다.
한 중견 IT 서비스 업체 임원은 "이전 10억원 미만 사업 입찰 제한만으로도 우리가 나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었다"면서 "이제 제도의 안착으로 제한 규모가 확대된다고 하니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희색을 나타냈다.
그간 대형 업체들이 과점한 사업도 하도급을 통해 기술력있는 중소 업체들이 전담 수행한 사업이 대부분이었고, 특히 대기업 입찰 제한을 통해 중소업체들의 기술력을 발주 기관이 직접 체험할 기회가 늘어난 후 추가 사업 제안 때 높은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이 임원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사업 참여 폭이 더 넓어지면 발주기관들도 사업 요건을 보다 세분화해 기술력 있는 업체에게 맡기는 형태의 발주가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지식경제부 이상훈 소프트웨어산업과장은 "민간 시장은 관계사와의 거래비중이 높아 중소기업 진입이 사실상 막혀있는게 국내 시장의 현실"이라면서 "공공 정보화 시장을 중소기업에 분배함으로써 이들의 성장에 촉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기업의 입찰 제한폭 확대를 통해 연간 1천182억원 가량이 중소기업들에게 추가 매출로 발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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